- 해리 왕손 부부 공개 인터뷰

마클 “왕실 생활, 외롭고 고립
곤경 빠졌을땐 죽고싶은적도”

“왕세손비 울렸다? 사실 아냐
오히려 내가 울어” 억울함 호소


흑인 혼혈인 메건 마클 영국 왕손비가 7일 해리 왕손과의 사이에서 낳은 첫아들 아치가 태어나기 전부터 “왕족들이 우리 아이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우려를 표명했다”고 폭로했다. 영국 왕실 내부의 인종차별이 예상대로 심각했다는 증언으로, 마클은 “왕실에서의 생활은 매우 외로웠고 고립돼 있었으며, 자유도 없었다”며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외신들은 “영국과 미국에서 왕실을 둘러싼 큰 논란이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클은 이날 CBS방송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2019년 5월 출산한 아들 아치와 관련해 “아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고 갔기 때문에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면서 이같이 폭로했다. 마클은 그러면서 “아치가 왕자가 되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안전도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며 “나는 작위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그것이 아치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마클은 둘째 임신 소식도 재차 확인하면서 “둘째는 딸”이라고 성별을 밝히기도 했다.

또 마클은 “왕실에서의 생활은 매우 외로웠고 고립돼 있었다. 자유도 거의 없었다. 언론에 너무 많이 보도돼 때때로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면서 “극단적 선택까지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에서 미소를 지으며 일을 해내긴 했지만, 귀빈석의 불이 꺼질 때마다 나는 울었다”고 말했다.

마클은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를 울렸다는 루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혼식이 있기 전 그가 화를 냈고 오히려 내가 울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사과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비난받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클은 본인이 미들턴 왕세손비와 전혀 다른 대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마클은 “미들턴 왕세손비가 아보카도를 먹으면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내가 아보카도를 먹으면 ‘환경 파괴범’이 되고 말았다”며 “그저 토스트 위에 올라간 건데 말이다”라고 했다.

마클은 해리 왕손과 결혼할 때의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며 “결혼식 역시 우리들이 아닌 세계를 위한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왕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순진했다. 남편을 온라인으로 찾아본 적도 없다”며 “당신이 왕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동화 속 이야기다. 그것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마클은 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처음 만나기 전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하는 법을 급히 배웠다면서 “그 인사를 외부에서만 한다고 생각했지 안에서도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 마클이 해리에게 “그는 네 할머니다”라고 하자 해리는 “그는 여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여왕은 항상 내게 잘 해주셨다. 무릎에 담요를 둘러주기도 해 우리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간에 인터뷰에 합류한 해리도 “나와 메건이 왕실을 떠나는 조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아버지인 찰스는 우리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종차별 논란과 함께 ‘매정한 왕실’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발언으로 1997년 해리의 어머니인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아랍계 부호 도디 알 파예드가 사귀었다는 이유로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음모론에도 기름을 부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전 녹화된 해리 왕손 부부 인터뷰는 미국 TV 방송 황금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CBS방송을 통해 방영됐으며, 이들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했다.

박세희·정유정 기자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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