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의 기원

전기도금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
현대 전지의 원형은 ‘볼타 전지’


최근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전고체, 리튬황, 리튬에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2차 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원은 2200년 전 ‘바그다드 전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8일 배터리 기원을 설명하는 삼성SDI레터에 따르면 최초 배터리는 지난 1932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 호야트럽퍼 유적에서 발견된 바그다드 전지다. 이는 높이 약 14㎝, 직경 약 8㎝의 작은 항아리 속에 원통형 구리판을 넣고 그 중심에 철막대기를 꽂아 전체를 아스팔트로 밀봉한 구조다. 구리판이 양극, 철막대기가 음극 역할을 하고, 식초가 전해액 역할을 해 전기를 발생시켰다.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기 도금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 전지의 원형은 ‘볼타 전지’다. 이탈리아 과학자인 알렉산드로 볼타는 1800년 구리와 아연판 사이에 소금물에 적신 종이를 끼워 겹겹이 쌓아 올리면 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볼타는 소금물 대신 묽은 황산을 사용하면 더 큰 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연판이 음극, 구리판이 양극, 묽은 황산이 전해액 역할을 하면서 전구에 불이 켜진 것이다. 볼타는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전기가 통하려면 양극, 음극, 전해액 역할을 하는 재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는 현재 사용되는 전지의 실질적인 원형을 발견한 것이다. 다만 볼타가 개발했던 전지는 한 번 사용하고 나면 재사용이 안 되는 ‘1차 전지’였다.

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의 시초는 ‘플랑테 전지(납축 전지)’다.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는 실험 중 납(Pb)을 묽은 황산에 넣어 전류를 통하면 충전과 방전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지가 ‘플랑테 전지’다. 납이 음극, 이산화납이 양극, 전해액으로 묽은 황산이 사용됐고, 납 판 두 개가 서로 접촉되지 않도록 사이에 절연 밴드를 끼워 놓은 형태였다.

최근 2차 전지는 니켈-카드뮴 전지,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까지 다양하게 발전됐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전고체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을 없앴다. 안전 관련 부품들을 줄일 수 있는 만큼 배터리 크기도 절반가량 작아지게 된다.이론적으로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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