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재산 강탈하는 LH는 자폭하라’는 현수막이 5일 오후 붙어 있다.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 ‘재산 강탈하는 LH는 자폭하라’는 현수막이 5일 오후 붙어 있다. 뉴시스

- LH직원 ‘투기 백태’

저소득층위한 주택에 거주하며
수억원 대출 받아 대규모 땅 쇼핑
서초빌라 5억 근저당 다른직원은
시흥 땅 매입하려고 더 많은 대출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지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 등 관련자들 가운데는 LH 소유의 주택에 거주하며 수억 원의 대출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인사들도 포함돼 사실상 투기 의혹이 더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관련자들은 이미 거주지 자택에 관해 수억 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에서 시흥 토지 매입을 위해 이보다 더 큰 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이 같은 의혹 정황을 더하고 있다.


8일 문화일보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폭로한 투기 의혹 대상 필지의 부동산등기부등본 및 해당 토지 매입자들의 주소지 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투기 의혹이 제기된 시흥 토지를 매입한 LH 직원 추정 인물 A 씨는 LH 소유의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지난 2019년 6월 시흥 과림동 토지를 매입하며 채권최고액 7억8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최소 수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분양전환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대규모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정황으로 보인다. 특히 LH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단지에는 A 씨를 포함해 총 20여 명의 LH 직원이 10년 분양전환 임대로 거주 중이었다.

LH는 이에 대해 “LH 직원도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LH가 운영하고 있는 임대아파트는 8가지 유형으로 영구·국민 임대, 행복주택, 5년·10년·50년 공공임대, 분납임대, 장기전세가 있다. 이 중 영구임대(소득1∼2분위)와 국민임대(소득 3∼4분위)는 저소득층, 5·10년 공공임대와 분납임대는 중산층을 각각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림동의 또 다른 토지를 매입한 E 씨 역시 서울 서초구 빌라에 거주하면서 채권최고액 5억1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2019년 6월 과림동 토지를 다른 이들과 공동명의로 매입하면서 최고액 14억3000만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M 씨의 경우 경기 판교 자택 아파트에 대해 총 4건의 근저당을 통해 채권최고액 8억3000만 원이 설정돼 있었지만, 2018년과 2020년 각각 과림동에 2개 필지를 공동 매입하며 최고액 약 11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조재연·최지영·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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