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개시 보류기간 연장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와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 오토모티브 간 신규 투자 계약 협상이 ‘안갯속’에 빠졌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대한 동의 조건으로 내건 인도중앙은행(RBI)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28일까지였던 회생절차 개시 보류(ARS) 기간을 연장하면서 최대한 기다려보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HAAH는 신규 투자 결정을 위해 마힌드라의 감자에 대한 RBI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BI 승인 외에도 가장 큰 문제는 협상 계약이 길어지고 공장 가동 중단이 빈번해지면서, HAAH의 자금줄을 쥐고 있는 투자자 측이 쌍용차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회생절차와 함께 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뒤 일부 대기업 및 외국계 부품 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생산라인 가동과 중단을 거듭해왔다. 지난달 가동일은 단 3일에 그쳤다. 이에 HAAH는 투자자 측의 요청으로 쌍용차의 향후 2년간 운영계획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자, 쌍용차 부품 협력사 모임인 ‘쌍용차 협동회’는 쌍용차 공장 가동 정상화에 따른 잠재적 투자자들의 의구심 해소를 위해 산업은행 등에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협력사들에 대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보다는 쌍용차에 대한 직접 대출로 자금을 순환시켜줘야 연쇄부도를 막고 쌍용차가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협동회 관계자는 “쌍용차가 사전회생계획제도인 ‘P-플랜’(Prepackaged-Plan)을 제출할 때까지라도 쌍용차에 대한 최소한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쌍용차가 신규 투자자와 협상을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장 회생절차를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P-플랜을 제출할 시간을 최대한 보장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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