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을 겨냥해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초콜릿.
기념일을 겨냥해 만들어진 다양한 형태의 초콜릿.
화이트데이엔 ‘사탕·마시멜로’로 마음 전해

초콜릿과 함께 사랑을 고백했던 밸런타인데이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곧 돌아오는 3월 14일 화이트데이는 지난 고백에 대한 답이자 또 다른 설렘의 사랑 고백이 이뤄지는 날입니다. 도대체 이러한 스페셜데이는 어디에서 유래되고 이어져 온 것일까요.

제과업계에는 소위 ‘대목’으로 분류되는 수많은 스페셜데이가 존재합니다. 제과업계의 시선으로 보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는 연인과 주변 지인들이 함께 초콜릿과 사탕을 나누고, 5월 5일 어린이날은 주로 캐릭터 쿠키나 캔디를 선물하고, 5월 15일 스승의 날은 파운드 케이크나 구움 과자와 같이 부담 없는 선물을 스승에게 전하는 날입니다. 11월 11일, 이른바 ‘빼빼로데이’ 또한 빼놓을 수 없지요. 1983년 롯데제과에서 초코 빼빼로를 출시하면서 만들어진 날로 알려져 있는데, 영남 지역의 여중생 사이에서 빼빼로를 주고받으며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에 맞춰 먹으면 빼빼로처럼 날씬해질 수 있다는 바람 가득한 루머가 퍼지며 유행한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과열된 제품의 판매 촉진과 홍보에 맞서 농업인의 날로 지정된 11월 11일의 새로운 의미로 ‘가래떡데이’를 챙기기도 합니다. 슬슬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초에는 슈톨렌을 사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동안 얇게 잘라가며 즐기는 문화도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라면 물론 홀케이크의 시간이지요.

밸런타인데이는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지인들과 초콜릿이 아닌 서로에게 필요한 작은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에서 이어져 왔는데 1861년 영국의 리처드 캐드버리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광고를 기획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일본에서 이를 받아들이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홍보와 판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1980년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화이트 초콜릿, 마시멜로,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를 일본 전국 사탕과자 공업협동조합에서 주도해 시작하게 됐다고 하네요. 특히 일본은 연인 사이 외에도 회사 또는 학교 내에서의 동료나 친구들과 나누는 ‘기리(義理) 초코’를 구매하는 문화가 꽤 깊이 자리하고 있어, 백화점과 디저트 전문점에서 출시하는 다양한 가격대의 한정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시즌마다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백화점 식품관 부스별로 번호표를 들고 길게 줄 서 있는 진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부터 동네 제과점은 물론 초콜릿 전문점, 디저트 전문점에서 전문 기술인들의 개성과 아이디어를 담은 한정 제품들을 판매합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에 예약을 통해 달콤한 맛을 지닌 디저트를 구매해 작은 마음을 나누는 문화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상업적인 목적으로 활성화된 풍습 아닌 풍습이긴 하지만 평소에 소홀했다거나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에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돼주는 날로 기억하면 어떨까요?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그 가치가 배가되는 훈훈한 사이를 만들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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