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능선·양평 지평리 전투서
중공군 물리쳐 고지점령 공로
프랑스 ‘동성십자훈장’도 받아
“佛 군인들 특전요원 많아 용감
외국군 동등하게 대해줘 고마움
한국은 훈장 인정안해 아쉬워”
“6·25전쟁 참전 당시 외국군을 자국 군인과 동등 대우한 프랑스 대대와 함께 정말 용감하게 잘 싸웠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필립 르포르 프랑스대사로부터 ‘프랑스 군사훈장(la Medaille Militaire)’을 받는 박동하(93·예비역 육군 하사) 씨는 “용감한 프랑스 대대와 나라를 지켜내고 훈장까지 받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강원 양구 ‘단장의 능선 전투’와 경기 양평 ‘지평리 전투’에서 프랑스군과 함께 중공군을 물리치고 고지를 점령한 공로로 이미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동성십자훈장(우리의 충무무공훈장에 해당)’을 2개씩이나 받은 인물이다.
함께 무공훈장을 받게 된 박문준(90·예비역 육군 상병) 씨는 “우리보다 더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전우도 많은데 살아남은 노병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큰 영예를 얻게 돼 전우들한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대대는 인도차이나, 아프리카 등 해외에서 싸우다 전투 현장에 온 역전의 특전요원 등 외인부대 요원이 많아 그들과 전투를 할수록 많이 배웠고 갈수록 용감해졌다”고 회상했다.
‘프랑스 군사훈장’은 프랑스 정부가 부사관 및 병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공로훈장으로, 우리의 을지무공훈장에 해당된다. 두 노병은 1951년 3월 13일 미 제2보병사단 13연대 소속 유엔군 프랑스대대에 배속돼 프랑스군과 함께 단장의 능선 전투, 지평리 전투 등에 참전한 역전의 노장으로 매년 프랑스 참전 행사에 참석, 한국과 프랑스 우호의 산증인으로 활동해왔다. 두 노병은 현재 유해발굴작업이 진행 중인 비무장지대(DMZ) 내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를 서너 차례 방문해 당시 전투 상황을 설명하며 유해 발굴에 도움을 줬다. 현장에서 프랑스군 군번줄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두 노병은 대구 달성초 10교육대 6중대에서 20일가량 기본 훈련을 받자마자 프랑스 대대에 배속된 훈련동기생이다. 박동하 씨는 단장의 능선 전투에서 선발대로 차출돼 프랑스군과 함께 고지를 점령했으며, 지평리 전투에서도 미 포병대대의 지원을 받아 중공군 4개 사단과 맞서 싸운 공로로 동성십자훈장을 2개나 받고 1955년 전역했다. 박동하 씨는 “프랑스 정부 훈장과 훈장증을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데, 전쟁 중이라 육군본부에 제대로 보고가 안 돼 기록 누락으로 무공훈장이 인정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전역한 박문준 씨도 “단장의 능선 전투에서 동성십자훈장을 받고 훈장을 보관하고 있지만, 우리 군에서 인정을 못 받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