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논설고문

‘수줍은 별들이/ 눈 부신 태양이/ 끝없이 빛나야 하는 것은/ 그들의 의지였을까/ 몰아치는 태풍이/ 분노하는 화산이/ 누군가의 눈물이 되어야 함은/ 그들의 선택이었을까/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배워야 할 것들이 넘쳐나’. 평론가들이 “기존 틀에 갇히지 않고 자기만의 소리와 영혼으로 노래하며, 듣는 사람의 가슴을 때리고 적시는 가수”라고 하지만, “나는 ‘틀에 갇히지 않는 가수’ 틀에도 갇히고 싶지 않다”고 하는 싱어송라이터 이승윤(32)의 ‘지식보다 거대한 우주에는’ 일부다. 2013년 첫 싱글 앨범 ‘오늘도’를 발표한 그가 2015년에 내놓은 세 번째 싱글 앨범 타이틀 곡이다. 2016년 정규 제1집 ‘무얼 훔치지’에도 담았다.

‘방구석 음악인’을 자처하며 시적(詩的)·철학적 노래를 작사·작곡해 부르는 그는 배재대 공연영상학부에 재학 중이던 2011년 MBC 대학가요제에 자작곡 ‘없을 걸’로 출전했고, 그 이듬해에 밴드 따밴을 결성해 보컬 겸 기타리스트로 데뷔했다. 현재는 독자 활동과 스페인어로 ‘날개 모양 노래’라는 뜻의 밴드 알라리깡숑 활동을 병행하는 그는 록·발라드·포크 등의 특정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울 노래를 만든다. ‘무명성(無名星) 지구인’의 한 대목은 이렇다. ‘안녕 난 무의미한 발자취야/ 반가워 내 이름은 아무개/ 기억할 필욘 없어/ 이름 모를 빛들로 가득한/ 희망이란 빚더미 위에 앉아/ 무명실로 뭔갈 기워 가는데/ 그게 무언진 나도 잘 모르겠어’. 또 다른 명곡 ‘달이 참 예쁘다고’는 ‘밤하늘 빛나는 수만 가지 것들이/ 이미 죽어버린 행성의 잔해라면/ 고개를 들어 경의를 표하기보단/ 허리를 숙여 흙을 한 웅큼 집어 들래’ 하고 시작한다. 마지막엔 ‘영원히 노를 저을 순 없지만/ 몇 분짜리 노랠 지을 수 있어서/ 수만 광년의 일렁임을 거두어/ 지금을 네게 들려줄 거야/ 달이 참 예쁘다고’ 한다.

무명가수 대상의 JTBC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에서 지난 2월 9일 최종 우승한 그가 다른 입상자들과 함께 갖는 전국 순회 첫 공연이 오는 19∼21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새벽이 빌려준 마음’ ‘허튼소리’ ‘영웅 수집가’ ‘날아가자’ 등 ‘이승윤 장르’의 명곡을 육성으로 들으며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경험하는 현장일 게 분명하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