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가학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가학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민번호 대조만으로는 못찾아
‘합조단 맹탕조사’ 예견된 한계
“전형적 보여주기식 조사” 비판

민변·참여연대 폭로 14명 중
3명은 LH광명시흥본부 근무


“앞으로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를 다 넣어보고 명단과 대조하면 부동산 투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이냐.”

12일 투기가 의심되는 직원 7명을 추가로 발견했다는 11일 정부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두고 “타이밍도 늦었는데 조사마저 산으로 갔다”는 반응이 법조 전문가들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당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처음으로 제기했던 투기 의심 직원 13명 외에 7명만을 추가로 적발한 이번 ‘맹탕 조사’를 두고 당장 ‘예견된 한계’였다는 반응도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직원들로부터 개인정보 이용·제공 동의서를 받아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 직원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조회하는 방식의 조사 방법 자체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조사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현직 검사는 “수사만 잘 된다면 검찰의 참여 여부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느냐”면서도 “직원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부동산 거래내역과 조회하는 방식으로는 백날 조사해도 못 잡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 전직 검사장 역시 “무조건 땅을 중심으로 잡고 들어가 역으로 추적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명부로 토지 거래를 대조하다 보니 차명보유 여부나 사전정보 유용 등 투기 여부를 판단할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이미 퇴직을 했거나 가족과 친인척 등 다른 사람 이름으로 땅을 매입한 사람들은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민심 수습을 위해 일단 자존심은 한 수 접어두고 수사에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저축은행 비리 정부합동수사단’(2012년)이나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수사본부’(2014년) 등 국가적 관심이 쏠린 중요한 사안에 대한 수사본부가 설치될 때 검찰이 제외된 적은 없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전날 1차 조사 결과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꾸려진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로 넘기고 2차 조사에 돌입했지만 맹탕 조사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LH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참여연대 등의 폭로로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이 제기된 13명 중 김모·강모·박모 씨 등 3명이 LH 광명시흥본부에서 업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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