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선택은 복잡하다. 최소한 두 개 이상에서 선택해야 하기에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 골프도 매 순간 선택이 중요하다. 샷과 방향 그리고 너의 마음이…. 2021년 작.   김영화 골프전문 화가
언제나 선택은 복잡하다. 최소한 두 개 이상에서 선택해야 하기에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 골프도 매 순간 선택이 중요하다. 샷과 방향 그리고 너의 마음이…. 2021년 작. 김영화 골프전문 화가
필립 몽클리에프는 “골프는 어느 나이에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명언을 남겼다. 골프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늘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다.

최근 36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고령 선수로 복귀한 이가 있다. 다름 아닌 배경은 프로다. 한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KLPGA에서 맹활약을 펼치다가 30대 초반에 1부 무대를 떠났다. 은퇴 후 7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배 프로는 최연소 국내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배 프로는 잘나가던 시절엔 골프가 그저 전쟁 같은 생존경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은퇴 후 되돌아보니 골프의 아름다움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11월 시드 순위전에서 31위에 올라 1부에 복귀했다. 31위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바로 조금 뒤로 물러나 바라본 골프에 대한 진정성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을 흥분시키고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골프, 필드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그가 우승을 목표로 돌아온 건 아니라는 점이다. 목표는 그 설렘의 확인이다.

아서 밸푸어의 “사람이 만든 놀이 가운데 골프만큼 건강한 휴식과 상쾌한 흥분, 그치지 않는 즐거움의 원천을 주는 것은 없다”는 말과 맞닿는다. 이후 좋은 결과, 우승으로 이어지길 바랄 수 있는 것이 골프다.

다른 종목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복귀와 도전이다. 모든 스포츠는 30대로 접어들면 은퇴를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골프는 10대부터 80대까지 함께 도전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2009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톰 왓슨(미국)은 61세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한 스튜어트 싱크(미국)는 왓슨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왓슨 역시 환갑의 나이에 뛴 이 순간이 후일 동료와 후배들에게 회자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64세 나이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컷을 통과한 선수가 잭 니클라우스(미국) 등 4명이나 된다. 20, 30대와 맞붙어 64세에 컷을 통과한다는 것은 상상 그 이상의 감동과 무한한 희망을 주는 것이다.

배 프로의 이번 투어 복귀에 많은 사람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그가 도전하는 무대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그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읽을 것이다. 그가 걷는 길이 새로운 역사가 되고 또 많은 사람에겐 희망이 된다. 오랫동안 활동하는 그를 보고 싶다. 열렬한 박수를 보낸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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