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당국 개정 특금법 갈등

“거래소 시세조작·과다수수료
불공정행위 별도로 규제해야”

금융위 “입출금 실명확인 등
보호 장치 직간접적으로 보완”


오는 25일부터 암호화폐를 규율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놓고 투자자들과 금융당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다 강화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암호화폐와 자금세탁·테러자금 조달의 연관성을 이유로 선을 긋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2일 “암호화폐 관련 소비자 보호는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고, 특금법 개정 과정에서 일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암호화폐를 금융상품 또는 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자금세탁 방지 의무 등을 부여하는 한편,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소득에 20% 세율의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지만 금융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규율하는 특금법 중 사용자 보호 관련 내용을 일부 담은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되는데 핵심은 의심거래에 대한 당국신고 의무화 조항이다. 구체적으로 △가상자산 사업자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후 심사를 받고 △실명 확인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을 통해 고객과 거래해야 하며 △불법 재산 또는 자금세탁행위가 의심되는 거래를 FIU에 보고해야 한다. FIU 고위 관계자는 “특금법 목적이 자금세탁 혹은 테러자금 조달 행위 방지에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에게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도록 했고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소비자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암호화폐 투자자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시세조작, 과도한 수수료 책정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별도 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시세조종이나 자전거래가 비일비재한 점을 감안하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이를 반영해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특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 시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미비점을 보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19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암호화폐 대표 격인 비트코인이 6600만 원을 찍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유회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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