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바람 찬 3월. 성미 급한 식물들은 벌써 뽀얀 새싹을 내밀고,

빈 땅을 놀리지 못하는 이들은 씨앗과 모종을 준비해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

종로5가의 한 종묘상에는 갖가지 꽃씨가 진열대에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친근한 봉숭아, 채송화, 해바라기에 이름도 낯선 온갖 꽃들이

맵시를 뽐내니 꽃 대궐이 따로 없다.

예로부터 종로5가 일대는 농자재를 취급하는 종묘상들이 모여

서울과 경기 일대 농민들에게 씨앗과 모종, 농기구 등을 공급해 왔다.

작은 텃밭을 가꾸거나 원예에 재미들인 사람이라면

한 번 이상은 종로5가를 찾게 된다.

이 꽃들이 다 피어나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씨앗을 고르는 마음에는 이미 꽃들이 만발했다.


■ 촬영노트

종묘상 몇 군데서 양해를 구하고 손님을 기다렸다. 좁은 매장에서 사진 찍느라 폐를 끼쳐 미안한 마음에 가게마다 씨앗을 사다 보니 어느새 한 보따리가 됐다. 올여름엔 마당에 토란과 노란 코스모스, 접시꽃이 풍성할 것 같다.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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