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엔이사회 통과 때까지
韓, 공동제안국에 참여 안할 듯

美 바이든 행정부 ‘인권’ 강조
한·미 ‘對北공조 엇박자’ 우려


미국이 3년 만에 복귀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될 예정이지만 문재인 정부는 올해도 공동제안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 정책의 초점을 ‘민주주의’ ‘인권’ ‘자유’ 등의 가치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대북 공조의 주파수가 초반부터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 중인 제46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유럽연합(EU)이 제출한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의 공동제안국 명단에 한국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보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초안을 회람 중”이라면서도 결의안 채택 직전까지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에 대해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초안 공동제안국에는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43개국이 포함된 상태다. 오는 23일 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참여 기회는 열려 있지만 문 정부가 2019년, 2020년 연속 불참했던 전례에 비춰 참여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정부는 지난해 12월 유엔총회가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의 공동제안국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문 정부의 행보는 새로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이 탈퇴한 유엔 인권이사회에 3년 만에 복귀해 인권에 기반한 대외 전략에 집중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이번 이사회 기조발언에서 “(문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대북 경제협력과 인도지원 제안 등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자평한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북한 정권의 주민 탄압과 폭정을 문제 삼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지적과 결을 달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결의안 초안에도 “북한에서 오랫동안 자행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제도적이고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유린을 강력히 규탄한다” “많은 북한의 인권 침해가 반인도 범죄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런 행위를 저지르는 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있다” 등 북한 정권의 보편적 인권 침해에 대한 지적이 담겼다.

북한 인권에 대한 한·미 간 접근법의 차이는 한·미 간 대북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정부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받는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가 전면에 대두되면 대북 협상이 깨질 위험이 크다. (바이든 행정부는) 핵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영주·박세희 기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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