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것은 변함없이 유지되는 40% 안팎의 콘크리트 국정지지율이다. 임기 1년여를 남긴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보다 높다 보니 당이 청와대를 흔드는 일도, 대통령과 ‘차별성’을 보이려는 여권의 잠룡들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강한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포진으로 당·청 갈등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모양새다. 그래서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과 다른 궤적을 밟고 있다고 평가한다.
신현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파동에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이 불거지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이견을 제시하면서 레임덕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일제히 나왔다. 레임덕을 판단하는 잣대가 달라 평가가 엇갈리지만, 대통령의 영(令)이 안 서거나 국정 장악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할 만한 결정적인 사건은 아니었다. “레임덕이 오라고 고사를 지내도 국민 40% 이상이 지지하는데 레임덕이 가능하겠나(윤건영 민주당 의원)”라는 말처럼 탄탄한 지지율은 친문들의 ‘보루’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런 콘크리트 지지율의 근간은 지난 4년간 국정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열심히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를 한 덕분이다. 친문이냐 반문이냐에 따라 SNS상에서 친구들이 갈렸다. 이런 현상은 조국 사태와 추윤(추미애 법무부장관 - 윤석열 검찰총장) 갈등을 거치면서 더 심해졌다. 지난 12일 문 대통령이 SNS에서 뜬금없이 자신의 사저 문제에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며 정치 쟁점으로 불붙인 것도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노림수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SNS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현 야권이 과거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 공격했던 것과 노 전 대통령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던 점을 오버랩시킨 것이다. 이 SNS에 달린 1만9000개 가량의 댓글 가운데 40% 정도는 묘하게도 문 대통령 지지층의 글로 보였다.
40% 지지율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이 국가에 의존하게 된 이유도 상당 부분 있다. ‘국가의 귀환’이라고도 불리는 큰 정부의 시대는 문 정부엔 분명 큰 운이다. 지난해 총선이 바로 그 덕을 본 케이스다. 현 정부는 코로나19 추경과 한국형 뉴딜 예산을 합치면 200조 원이 넘는 돈을 썼거나 쓸 계획이다.
전 정권 탄핵과 야당 붕괴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정치지형에서 출발한 탓에 문 정부는 모든 선거에서 이겼다. 지지율이 내려갈 틈이 없었다. 그러나 ‘갈라치기 신공’을 통해 유지돼온 지지율은 선거를 통해 허물어질 수 있다. 정권 중간평가 성격의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임기를 22개월이나 남겼던 새누리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레임덕의 길로 들어섰다.
문 정권이 노골적 선거 개입과 돈 풀기로 4·7 보궐선거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에 공정과 정의의 문제까지 겹쳐 민심의 이반으로 이어지고 있는 ‘LH 부동산 투기 의혹’은 문 정부의 포퓰리즘과 갈라치기도 무용지물로 만드는 폭풍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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