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서 극단적 선택한 직원
지역 기자 만난 후 낙담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땅 투기’ 의혹으로 지난 2009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며 크게 술렁이고 있다. 간부급 직원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데다, 조직해체론까지 거론되면서 내부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 분위기다.

15일 경찰과 LH에 따르면 LH 파주사업본부 직원 정모(58) 씨는 숨지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자신의 억울함을 주민들에게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심적인 부담감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LH의 한 과장급 직원은 “간부급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기니 내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참담하다”면서 “창사 이래 이 정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따가운 시선을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투기 의혹이 이어지면서 LH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LH 입사 5년 차인 한 직원은 지난 12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대다수 LH 직원은 이번 일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이뤄져 잘못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다들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강도 높은 개혁과 구조조정이 예고되자, 후속 조치를 주시하는 가운데 직원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한 LH 직원은 “조직해체 얘기까지 나오니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면서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에게 농지매입을 소개해준 최모(공인중개사) 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쯤 정 씨와 마지막 통화를 했는데 정 씨가 ‘투기 의혹 보도내용을 해명하기 위해 지역 언론 기자를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며 “목소리가 경직되고 풀이 죽어 있는 등 매우 낙담해 있었다”고 했다. 최 씨는 “평소 내성적인 정 씨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농막으로 가 밤새 고민하다 숨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파주 = 오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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