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장관 사실상 아웃상태
58% “광명·시흥 신도시 철회”
신도시 사업 관련 여론도 싸늘
정책신뢰 추락에 동력까지 상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건으로 인해 정부의 공공택지를 통한 주택공급 정책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2·4 공급대책과 3기 신도시 조성을 중단 없이 추진하는 한편 부랴부랴 공공택지 조성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지만, 수뇌부 공백과 정책신뢰 추락으로 추진 동력을 과연 확보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15일 국토교통부와 LH는 3기 신도시 조성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해결해야 할 난관이 한두 개가 아닌 상황이다. 먼저 3기 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정부와 LH의 토지수용 보상 절차를 믿지 못하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신도시 원주민에 대해선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LH 직원들은 사전에 개발정보를 빼돌려 100억 원대 땅 투기를 했다”며 “3기 신도시는 백지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2·4대책도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정부는 대책의 핵심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주거재생 혁신지구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의 근거가 되는 ‘공공주택특별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법안 처리 과정에서 가로막혔다. 정부는 3월 국회에서 이를 통과시킬 예정이었는데 법안이 국회에 접수만 됐을 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남은 상임위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중 상정은 불가능하다. 여론도 정부의 일방적 밀어붙이기에 부정적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조사한 결과 ‘광명·시흥의 3기 신도시 추가 지정을 철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57.9%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추진할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표를 낸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언제 도중하차할지 모르고 1년 남짓한 임기의 후임 장관이 어렵게 인선되더라도 힘이 실릴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뒤늦게 현행 택지개발 방식의 전면 개편 검토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불신을 없애기엔 역부족이다. 국토부는 정부만 알고 있는 가용용지 중에서 신도시 등 개발지역을 고르는 지금의 방식으론 이번 사태와 같은 내부정보를 악용한 투기를 근절할 수 없다는 판단에 가용용지를 전면 공개하는 등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택지 선정에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LH 개편과 이를 맞물려 추진할 생각이지만 이 역시 현재의 국토부 리더십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이 팽배하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