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연일 화제다. 설립된 지 불과 10여 년밖에 안 된 회사가 미 증시 상장으로 단숨에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에 이어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이 됐다.
‘대박’을 터트린 쿠팡을 보면서 과거 ‘타다 사태’가 오버랩됐다. 두 기업의 사례는 ‘밥그릇’을 지키려는 기득권의 반발과 저항에 창업 기업들의 앞날이 어떻게 뒤바뀔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터넷 포털 다음을 창업했던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1세대 벤처 창업가다. 그는 ‘승차 공유 플랫폼’이라는 서비스로 2018년 10월 타다 사업을 시작했다. 타다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 산업 분야 중 하나인 ‘공유경제’의 혁신 서비스로 인정받으면서 한때 이용자가 200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타다의 성장에 위협을 느낀 택시업계에서 노조를 중심으로 거센 저항이 일어났다. 정치권이 나섰고, 검찰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 대표를 기소하기까지 했다. 지난해 2월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가 났다. 그런데도 여당은 택시업계를 의식해 일명 ‘타다 금지법’을 만들어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항소에 발이 묶여 지난 1월에도 법원을 들락날락해야 했다.
쿠팡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했던 2014년, 물류·운수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을 침범한다며 반발했다. 2015년, 법원에 로켓배송 중단 가처분 신청이 제출됐다. 그러나 법원은 로켓배송을 부정한 경쟁행위로 단정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후에도 물류·운수 단체들은 지속적으로 쿠팡을 물고 늘어졌지만, 법원은 결국 쿠팡 손을 들어줬다.
로켓배송이나 타다 서비스가 우리 사회에 등장한 시기와 배경은 비슷하다. 두 서비스 모두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출발했고, 기득권 세력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여기에서 살아남은 쿠팡은 시가총액 100조 원을 바라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반면, 발목이 잡힌 타다는 서비스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대표적 벤처 기업가인 이 전 대표는 지금도 법원에서 에너지를 허비하고 있다. 쿠팡이 타다처럼 기득권의 저항에 발목이 잡혔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타다처럼 로켓배송 서비스는 사라졌을 것이고,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의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에는 기득권의 저항이 뒤따른다. 물론, 기존의 경제 주체들도 한국 경제의 중요한 영역이다. 패러다임 변화로 그들이 겪어야 할 피해와 손실을 메워줄 방안을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함은 물론이다. 혁신 기업들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논란이 되고 있는 ‘쿠팡맨’들의 과로사 문제 등은 쿠팡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할 과제다.
그렇다고 패러다임의 변화와 혁신을 거부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쿠팡과 타다의 현재 모습은 혁신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기업과 경제 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준다. 한국 경제가 세계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느 쪽인지 너무 명확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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