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직접 회견을 열면서까지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피해 여성은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 252일 만인 17일 서울 퇴계로의 한 호텔에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 288개가 참여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공동행동’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의 전말을 밝히며 2차 가해(加害) 중단을 거듭 요청했다.

현직 공무원인 피해 여성이 비록 촬영과 녹음은 하지 않는 조건일지라도 모습을 보인 기자회견에 나선 사실 자체부터 계속되는 2차 가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정치 쇼’로 위선(僞善)을 반복하는 여권(與圈)의 n차 가해가 더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에 그칠 수 없게 만든 셈이다. 피해자는 지난 1월 18일 변호인단을 통해 전한 자필 공개편지에서 ‘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 3인으로 인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소 사실이 유출되는) 참담함이 발생했다. 오늘까지 그 괴로움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의원직을 내려놓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피해자’ 아닌 ‘피해 호소인’이라는 해괴한 용어 사용을 주도한 남 의원은 의원직 사퇴는커녕,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아야 마땅할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 공동선거대책본부장까지 맡았다. 3차, 4차 가해에 해당한다.

남 의원을 비롯한 2차 가해자는 공직(公職)을 당장 떠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피해 호소인’ 호칭에 앞장서고도 박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본부장과 대변인으로 함께 활동하는 진선미·고민정 의원은 물론, 박 전 시장 성추행을 노골적으로 비호해온 또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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