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후보등록 마감(19일) 전 야권 후보 단일화가 18일 사실상 무산됐다. 양측 실무협상단이 여론조사 문항 형식과 유·무선 전화 비율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18일) 중 여론조사 실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양측은 일단 각자 후보 등록을 하고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9일까지 단일화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지만, 단일화 효과 및 동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마친 뒤 “야권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도 여론조사 문항과 유·무선 혼용 조사 방식을 두고 제안에 역제안을 거듭하며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 협상단은 ‘여당 후보를 상대로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경쟁력 조사), ‘야권 단일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적합도 조사)를 합산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루는 듯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유선전화 반영 여부도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은 유선 조사를 최소 10%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무선 100% 방식을 고수했다.
유선 조사 반영 여부와 관련해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오 후보는 안 후보 측 주장을 받아들여 무선 100% 방식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곧바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반대에 부딪혔다. 국민의힘 기획조정실은 이날 ‘여론조사 유선번호 반영 필요성’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무선전화조차 사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 등 모든 서울 유권자의 의견을 빼놓지 않고 반영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를 반영한 여론조사가 필수”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김 위원장 면담 후 “(유선조사 반영)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융통성을 갖고 협상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극언을 하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
두 후보가 담판을 벌여 한 후보가 사퇴하는 양보를 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후보가 19일 각각 후보등록을 하게 되면 기표지에 두 후보의 기호와 이름이 모두 적힌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29일 전 단일화가 될 경우 사퇴한 후보 기표란에 붉은색으로 ‘사퇴’ 표시가 찍힌다. 단일화 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