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9명, 소청심사위에 청구
징계 부당 소명 자료까지 제출
“조직적 책임회피 아니냐” 비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에 부실 대응했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된 경찰관 전원이 징계에 불복하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징계 수위가 부당하다며 낮춰달라는 취지이지만 관련 경찰들의 ‘집단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9일 서울경찰청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정인이 사건’ 부실수사로 경·중징계를 각각 받은 경찰관 9명은 최근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징계를 감경해 달라는 내용의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청구서 외에도 징계의결서사본과 자신들에게 내려진 징계가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명자료 등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경찰관은 지난해 모두 서울 양천경찰서 소속이었다. 당시 세 차례의 아동 학대 의심 신고가 들어 왔지만, 부실한 대응으로 정인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청은 지난달 이화섭 전 양천서장에게 경징계인 ‘견책’을, 사건 당시 여성청소년과장, 여성청소년계장 등 3명에 대해선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서울경찰청도 양천서 팀장급 이하 경찰관 5명에게 정직 3개월을 처분한 바 있다.

통상 소청위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접수일로부터 60일 내에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감염병 확산 사태를 고려해 5월 이후 심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심사 결과를 통해 이들의 징계 수위가 그대로 유지되거나 낮아질 수 있고, 또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해당 경찰들은 소청위 결과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청심사 청구는 징계를 받은 공무원에게 보장된 불복 절차이긴 하지만, 일각에선 정인이 사건 처리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양부모의 재판에서 정인이가 입양 직후부터 학대를 당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면서 경찰의 초기 대응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사망 전에 경찰 신고가 3차례나 이뤄졌지만, 그때마다 정인이는 양부모에게 돌려 보내졌고, 마지막 신고 이후 20일 만인 지난해 10월 13일 생후 16개월 만에 췌장이 끊어진 채 사망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