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밀가루값은 10년째 동결
세계적인 농산물 수출국인 미국의 한파와 러시아의 곡물 수출세 인상 등으로 밀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제분업계가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과 함께 위기 상황을 호소하고 나섰다. 물가 당국도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19일 제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 곡물가 인상으로 밀가루 가격도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소맥협회 집계 결과,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3월 인도분 밀 선물가격은 부셸(27.2㎏)당 675센트로, 지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밀 가격 상승은 기록적인 미국의 한파로 작황이 좋지 못한 데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식량 안보를 이유로 밀 수출에 수출세를 부과한 영향 때문이다. 해상 벌크선 운임이 오르는 것 역시 밀 가격을 올리는 요소로 꼽힌다.
제분업계는 밀 사용량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특성상 우리나라가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매우 민감한 상황에서, 국내 밀가루 가격도 10여 년째 동결됨에 따라 업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미국, 일본, 프랑스 등 10개국 주요 도시의 소비자가격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밀가루(중력분, 1㎏ 기준) 가격은 7번째로 낮았다. 쇠고기·돼지고기를 비롯해 바나나·파인애플·자몽·망고 등 수입 과일 등의 가격이 우리나라가 10개국 중 가장 비싼 것과 대조를 보였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다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다른 제품들의 소비자물가는 최고 수준이지만, 밀가루 가격은 오히려 싸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2010년 가격이 인상된 이후로 계속 동결된 상태인데, 이대로는 제분업계가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관세를 낮춰 주는 할당 관세 적용 품목을 추가하거나, 업체에 대한 정책자금 금리 인하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업계의 부담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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