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시가격 산정 과정 불투명성이 원인…신뢰 확보 노력해야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의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표준주택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이다. 제주도내 주택 가격 산정 오류에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날 선 공방을 펼치고 있지만, 본질은 “공시가격의 산정 과정의 불투명성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9일 국토부와 제주도에 따르면 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명의로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 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공부(公簿)에 의존한 채 조사한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부실하게 조사된 것”이라며 “부실 공시가격을 동결하고 전면 재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런 부실 조사로 공시가격을 산정하면서 표준주택가격 조사·산정 수수료 118억 원을 국민 세금으로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지자체에 표준주택가격 조사·산정 권한을 이양하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지난 16일 국토부의 제주도내 단독주택 공시가격 산정 목적의 표준주택 선정이 오류 투성이이며 “폐가를 표준주택으로 선정”하는 등의 부실 조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17일 해명자료를 통해 “제주도에서 지적하고 있는 2019년도 표준주택 선정과 관련해 제주시 및 서귀포시에서 작성·관리하는 공부(건축물대상 및 지방세 과세대장)에 기초해 이뤄졌고, 해당 시와 협의를 거쳐 선정 및 공시가격 산정을 제주도 측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 바 있다. 이 같은 반박에 대해 18일 원 지사가 직접 나서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공시가격 산정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원 지사의 반박에 대해 국토부도 한층 더 격앙된 표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직접 조사를 하고 있으며, 공부만 보고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에서 작성한 공부 자체가 오류가 있다는 점을 그나마 인정하니 다행“이라며 ”빈집, 폐가 등에 대한 조사 의무는 지자체에 있기에 정확한 상황을 지자체에서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갑자기 중앙정부에 떠넘기는 것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정부의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문제점은 어제오늘 지적된 게 아니다. 국토부가 제주도의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그간 주택·토지 공시가격 산정 절차 등에 대해 불투명하게 대응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과 관련해 세금부과 문제로 한층 더 국민의 신경이 날카로운 상황에서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한 부동산 컨설팅 전문가는 ”시세를 기반으로 공시가격 산정이 이뤄진다고 정부는 말하고 있지만 시세 변동과 공시가격 변동을 비교하면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자체도 세수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해 공시가격 결정에 민감하기 때문에 의혹 해소를 위한 중앙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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