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발동한 박범계 장관 ‘큰 부담’에 직면
재소자 말만 믿고 기소 주장한 임은정도 타격 불가피


대검찰청 부장·고검장 확대회의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도 불구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에 불기소 판단을 유지한 이유는 물증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19일 대검청사에서 열린 부장·고검장 확대회의에는 허정수 감찰3과장과 한명숙 수사팀 검사들,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등이 참석해 첨예한 대립을 펼쳤다. 허 과장은 이번 사건을 지난 5일 무혐의 처분한 주임 검사고, 임 연구관은 사건 조사를 통해 이달초까지 대검 수뇌부에 기소 의견을 보고한바 있다.

대검 부장·고검장들은 양측의 의견을 경청하고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불기소 의견이 전체 14명중 10명으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재소자들의 진술이나 출정기록을 제외하면 모해위증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증거 부족은 허 과장이 지난 5일 모해위증 혐의에 무혐의 처분을 할 때 제시한 사유이기도 하다.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한명숙 수사팀이 2011년 한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재판에서 재소자들에게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말했다”는 허위 증언을 사주했다는 진정이 지난해 4월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법정 증언을 한 재소자 A씨가 낸 진정서에는 명시적으로 ‘모해위증교사’로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부당한 압박을 받았고 조서가 날조됐다는 표현 등이 주로 담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진정서를 낸 뒤 모해위증교사는 없었다는 쪽으로 진정을 번복한 사실이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충분한 물증없이 재소자 말만 믿고 기소 의견을 펼친 임 연구관과 이를 토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돌아오게 됐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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