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수(여·25)·최형진(33) 부부

“여기 자리 있는데요?” “여기가 제 자리 맞습니다!”

저(지수)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술집에서 잠깐 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 휴대전화를 보며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불쑥 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남자는 형진 씨였고 이내 제게 본론을 이야기했어요.

“저…. 사실, 아주 마음에 들어서 그러는데 번호 좀….”

평소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남자들을 좋게 보지 않았던 전 망설였습니다.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형진 씨에게서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자리라고 우길 때는 당당하더니 번호를 달라고 할 땐 쭈뼛대며 눈치를 보는 모습이 귀여웠거든요. 전 잠시 망설이다가 번호를 건네줬습니다. ‘빨리 번호나 주고 보내자’는 생각도 있었고요. 그날 이후 형진 씨는 제게 꾸준히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때 너무 예의 없었다면 죄송합니다’ ‘밥 한번 먹어요’….

사뭇 진지한 형진 씨 문자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첫 데이트를 하게 됐죠. 형진 씨는 그날 제게 꽃다발을 안겨줬습니다.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여워 보였어요. 그날 형진 씨랑 식사하며 저는 ‘이 사람 진중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형진 씨는 제게 “오늘부터 혹시 1일 하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희는 연인이 됐죠.

형진 씨는 연애 초반부터 제게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생각하기엔 비교적 어린 나이였던 저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형진 씨가 친구의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그때 ‘이 남자와 결혼하면 행복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확신이 서자 실행은 빨랐습니다. 지난해 10월 저희는 서로의 옆자리를 평생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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