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수사관행’ 프레임으로
檢 흠집내 韓사면 여론 형성
법조계 “朴, 지휘권 책임 회피
檢에 비난 되돌리려는 카드”
대검, 재심의서도 무혐의 결론
대검찰청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수사팀의 ‘모해위증 의혹’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종결하면서 “무리한 수사 지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부당한 수사 관행 등에 대한 대규모 합동감찰 방안 발표로 국면 전환에 나설 방침임을 예고해 또 한 번 법·검 충돌이 고조될 전망이다.
박 장관은 합동감찰 카드로 비난 여론을 검찰로 돌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관련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한 데다, 10년 전 수사팀의 잘못된 수사 방식 관련 의혹도 이미 제도 개선 등을 통해 바로잡힌 부분이 많아 결국 검찰 흠집 내기를 통한 ‘한명숙 사면·복권’을 노린 포석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후 대검 부장·고검장 회의의 무혐의 결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한 전 총리 수사팀 수사 관행에 대한 법무부와 대검의 합동감찰 방안에 대해 ‘상당한 내용’을 할애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무리한 수사지휘였다는 일각의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최종 판단 전에 어차피 한 번은 거쳐야 될 절차였다”면서 “만약에 그러한 지휘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지)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당시 수사팀이 재소자들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하고 대가로 전화통화, 외부 음식 제공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무부 감찰관실이나 대검 감찰부가 당시 수사팀의 비위를 확인하더라도 이미 징계 시효인 3년이 지났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징계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이 서면경고를 하거나 인사기록에 남기는 방식으로 당시 수사팀을 흠집 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장관이 문제 삼겠다는 의혹은 10년 전 일”이라며 “그사이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피의자 조사 방식 등이 크게 바뀌었는데 무엇을 감찰해 바꾸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장관이 본인에 대한 비난 여론을 검찰로 돌리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대검 회의 내용이 기사화된 점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친정부 성향으로 꼽히는 한동수 감찰부장은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회의 종료 10분 만에 비공개회의라는 규정이 무색하게 회의 내용과 결과가 특정 언론에 보도가 됐다”고 밝혔다.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과 전국 일선 고검장 6명이 ‘마라톤 회의’를 열어 사건을 재심의한 결과 10(불기소) 대 2(기소) 대 2(기권)로 애초 예상과 달리 ‘친정권 성향 검사장들’도 기소 의견에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무혐의 처분 결정에 참석자 다수가 동의한 까닭은 ‘물증 부족’이었다. 체면을 구긴 박 장관이 회의 절차를 문제 삼아 압도적 불기소 결정 여파를 희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이 무리하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앞세워 한 전 총리에 대한 사면 여론을 형성하기 위함이었다는 해석이 거론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위증교사가 인정되더라도 불법정치자금 수수가 명확해 한 전 총리 재심은 힘들어 결국 사면을 위해 박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하는 포석을 뒀다는 관측이 많다. 즉, ‘진보진영의 대모’로 불리는 한 전 총리의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현직 국회의원인 박 장관이 움직였다는 논리다. 김종민 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장관은 직권남용 등의 이유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이미 합동감찰은 친정부 성향 검사들이 전면에 나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해완·이은지·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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