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위해 美로 인도 첫 북한인
변호인 “불공정한 재판 등 우려”
북한 지도부를 위해 사치품 밀매와 돈세탁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문철명(56) 씨가 미국으로 인도돼 연방수사국(FBI)에 구금됐다. 지난주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 당시 문 씨 인도 등을 놓고 가열된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향후 문 씨 재판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1일 AP통신은 문 씨가 지난 20일 미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FBI 구금 시설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문 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인도된 첫 북한인이다. 지난 10년간 말레이시아에 거주해온 문 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으로 수출이 금지된 주류와 보석 등 사치품을 자신이 판매 담당 상무로 있는 싱가포르 회사를 통해 북한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령회사를 이용해 최소 5건의 돈세탁을 하고 불법 선적을 지원하기 위해 허위 서류를 만든 혐의도 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2019년 5월 문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FBI는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말레이시아는 같은 달 문 씨를 체포했다. 문 씨는 법원에 인도 금지 소송을 제기하고 보석을 신청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도주 우려를 들어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또 말레이시아 법원은 2019년 12월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인도 금지를 요청한 문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싱가포르 회사를 통해 북한에 팜유와 콩기름을 공급하는 데만 관여했을 뿐, 유엔이 금지한 사치품은 보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돈세탁 혐의도 부인하면서 변호인을 통해 “이번 인도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으로,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터무니없는 날조고 완전한 모략”이라며 문 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한 말레이시아와 외교단절을 선언했다. 외무성은 성명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미북) 관계가 70여 년간 전쟁상태라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실증됐으며, 미국은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변호인 “불공정한 재판 등 우려”
북한 지도부를 위해 사치품 밀매와 돈세탁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인 문철명(56) 씨가 미국으로 인도돼 연방수사국(FBI)에 구금됐다. 지난주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 당시 문 씨 인도 등을 놓고 가열된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향후 문 씨 재판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1일 AP통신은 문 씨가 지난 20일 미 수도 워싱턴DC에 있는 FBI 구금 시설에 수감됐다고 전했다. 문 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인도된 첫 북한인이다. 지난 10년간 말레이시아에 거주해온 문 씨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으로 수출이 금지된 주류와 보석 등 사치품을 자신이 판매 담당 상무로 있는 싱가포르 회사를 통해 북한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령회사를 이용해 최소 5건의 돈세탁을 하고 불법 선적을 지원하기 위해 허위 서류를 만든 혐의도 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2019년 5월 문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FBI는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말레이시아는 같은 달 문 씨를 체포했다. 문 씨는 법원에 인도 금지 소송을 제기하고 보석을 신청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도주 우려를 들어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또 말레이시아 법원은 2019년 12월 인도를 승인했고,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인도 금지를 요청한 문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싱가포르 회사를 통해 북한에 팜유와 콩기름을 공급하는 데만 관여했을 뿐, 유엔이 금지한 사치품은 보낸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돈세탁 혐의도 부인하면서 변호인을 통해 “이번 인도는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으로, 미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성명을 통해 “터무니없는 날조고 완전한 모략”이라며 문 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한 말레이시아와 외교단절을 선언했다. 외무성은 성명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미북) 관계가 70여 년간 전쟁상태라는 게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 실증됐으며, 미국은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