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이, 25일 터키行…對중동외교
美 블링컨, 나토 장관회의 참석
벨기에서 EU 지도자들 면담도
오스틴 국방은 印·아프간 방문
지난 18~19일 미·중의 ‘알래스카’ 정면 격돌 이후 양국이 자국에 유리한 국제질서를 만들기 위해 동맹 및 우방국을 향한 ‘내 편 만들기’ 외교전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은 전통 우방인 러시아 외교장관을 미·중 고위급 회담이 끝나자마자 초청해 미국에 맞서는 중·러 연대를 대외에 과시하는 한편 미국의 반중국 포위에 맞서 아시아·중동 외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도 유럽연합(EU)·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국방장관의 인도 방문으로 미국 주도의 일본·호주·인도 4자 안보 협의체 ‘쿼드’ 강화에 나서는 등 대중국 ‘이중 견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외신과 중국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이 핵심 이슈를 놓고 충돌을 빚은 후 양국의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은 대미 관계에서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감에 따라 전략적으로 더욱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중 충돌 이후 곧바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이날부터 중국 초청으로 중국을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중국 언론과의 화상 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해 “현재의 국제무대에서 누군가를 처벌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런 논리를 사용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라브로프와 러시아 대표들은 올해 중국을 방문한 최초의 해외 고위 대표단”이라며 “미국에 대항한 공동작전 논의 외에도 무역·투자 등의 분야에서 양자 관계 개선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사설에서 “중·러 전략적 협력에는 상한선이 없으며, 미국이 패권화할수록 양국은 협력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중 고위급 회담을 마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오는 25일 터키를 방문해 대중동 외교에 나선다. 중동 내 대중국 우호 분위기 조성과 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분리·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터키와의 관계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도 적극적인 외교 행보로 중국에 맞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중 고위급 회담을 마치자마자 이날부터 25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나토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EU 지도자들과도 만난다. 중국에 대해 포괄적 투자 협정 체결과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에 대한 대중 제재 실시 등으로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는 EU를 설득해 대중 단일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주 한·일 순방을 마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곧바로 쿼드의 한 축인 인도를 방문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21일 아프가니스탄도 깜짝 방문했다.
한편 중국 법원이 간첩 혐의로 구금 중인 캐나다인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중국과 캐나다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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