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등 44개국 언론 프로젝트
113명 화가 400점 작품 투고
“중국이 코로나의 근원” 풍자도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지 1년. 세계 각국이 바라본 지난 1년을 한 장의 그림으로 요약하면 어떤 모습일까.

덴마크 폴리티켄을 필두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 디차이트,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등 44개국 69개 언론이 코로나19 팬데믹 1년을 주제로 연 시사만화 공유 프로젝트에 113명의 화가가 400점이 넘는 작품을 투고했다. 아사히신문이 21일 소개한 일부 작품을 보면 포르투갈에선 지구를 집어삼킨 코로나바이러스의 뒤로 근엄한 표정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그린 그림(왼쪽 사진)이 나왔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의 근원에 중국이 있다는 점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27년여간 감옥 생활을 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내 경험상 21일간의 봉쇄는 그렇게 힘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담은 작품도 있었다. 미국에선 따뜻한 방에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과 쏟아지는 눈 속에서 출근 준비를 하는 간호사의 모습을 대비시켜 의료인들의 노고를 치하했고, 인도에선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다는 의미로 인도 경제에 ‘코끼리’라는 별명을 붙인 것에 착안해 주저앉은 코끼리에게 백신을 접종하며 징을 두드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이 밖에 한 소년이 바이러스 모양의 눈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슬로바키아·오른쪽 사진), 팝콘처럼 매일 새로운 ‘변이’를 생산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악당들(스위스), 마스크 착용이 계속되면서 코와 입이 없는 모습으로 진화한 인류(크로아티아) 등 ‘위드 코로나’ 시대의 단면들이 재치 있게 담겼다.

이 같은 인류의 모습은 당분간 유효할 전망이다. 메리 램지 영국 공중보건국(PHE) 예방접종 책임자는 “몇 년 동안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적 방역 조치들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21일 영국의 일일 사망자가 지난해 10월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브라질에선 5일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어 사태 종식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장서우·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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