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이 70%… 수익률 8.7%
미술품 공동구매하는 ‘핀크’
한정판 신발 공동투자 ‘소투’
새 투자 플랫폼으로 급부상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를 이용하는 30대 김모 씨는 22일 “재미 삼아 소액으로 들어가 봤는데, 브레이브걸스의 차트 역주행으로 저작권료도 덩달아 올라 ‘롤린’ ‘하이힐’에서 각각 약 20%, 200%대의 수익률을 올렸다”며 “요즘 주식 손실이 컸는데 조금이나마 만회가 됐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뒤 횡보 장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의 대체 투자 공략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비교적 종잣돈이 적은 MZ세대(1980∼2000년 초반 태어난 세대) 중심으로 음악 저작권, 미술품을 공동 구매해 일부를 소유하는 ‘조각투자’가 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제3의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서는 스토리에 따라 자산가치가 올라가고, 기대수익이 좌우되면서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음악 저작권 거래에 2030, 70% 참여= 뮤직카우에서 음악 저작권에 투자하는 2030세대는 1년 새 265% 증가했다. 지난 18일 기준 전체 누적회원 30만 명 중 2030 고객이 70%를 차지할 만큼 MZ세대에게 인기다. 뮤직카우에서 거래되는 곡은 약 730곡이다. 투자자들은 저작권 지분을 구매해 배당처럼 정기적으로 저작권료를 받거나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뮤직카우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구매가 대비 저작권료 수익률은 연 8.7%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투자하는 ‘팬심’도 녹아들었다. 지난 1일 기준 전월 대비 저작권료 수익률 1위 곡은 아이즈원의 ‘Pretty’다. Pretty의 주당 가격은 4만5200원으로 최저 낙찰가(1만8000원) 대비 매매차익은 151%, 배당수익은 29.5% 상승했다.
◇1만 원 ‘조각투자’한 피카소 그림 140% 수익= 핀테크 플랫폼 ‘핀크’의 ‘아트 투자 서비스’ 이용자는 2030세대가 65%에 달했다. 1년 전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아트 투자는 미술품의 일부를 조각 내 소액으로 투자한 조각만큼 소유할 수 있다. 핀크와 아트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트투게더가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조각당 1만 원의 가격으로 판매한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에는 2만1753조각이 몰렸다. 추정가가 최대 2억5000만 원에 달하는 작품을 1만 원에 소유하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추후 렌털이나 매각을 통해 미술품의 가치가 상승하면 수익을 실현하게 된다. 2018년 11월 판매된 파블로 피카소 작품은 최초 공동구매가인 1만 원 대비 이달 시세가 2만4000원에 형성돼 14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정판 운동화, 명품 시계도 최소 투자 단위인 1000원으로 구매가 가능한 조각투자 대상이다. 서울옥션블루는 스니커즈 등에 공동 투자하는 ‘소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바이셀스탠다드는 3월 명품 시계를 여러 명이 함께 투자하는 서비스 ‘피스’를 출시했다.
◇강남 빌딩 소액투자엔 3040 몰려= 상업용 부동산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카사’에는 3040세대 투자자가 55%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첫 공모에 나선 강남구 소재 빌딩엔 하루 만에 39억 원의 청약금이 밀려들었다. 이달 31일 임대 수익에 따른 첫 배당금이 지급되는데 주당 150원, 연간 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임경호 카사코리아 이사는 “주식시장이 워낙 활황이라 저희 같은 투자처가 환대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강남 테헤란로, 광화문, 명동 등 상업 권역 위주의 부동산을 지켜보며 공모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대체 투자 자산이 금융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은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금융상품으로 인정받아 거래를 활성화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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