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북, 뉴스로 막대한 이익 거두면서도 언론사에 사용료 지급 안해
호주 등‘규제 입법’나서자 백기, 일부 업체와 협상… 韓은 예외 둬 논란

‘언론사 직접협상이 유리’ 판단
구글, 결국 뉴스코프 등과 계약
美·EU 등도 속속 규제 압박

글로벌 빅테크, 한국선 강경
“아웃링크 방식… 유료화 없다”

신문법에 대가 지급 규정없고
현실적으로 저작권 인정못받아
野 의원, 개정안 발의 준비 중


세계 각국 정부와 의회가 구글,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에 대해 ‘뉴스 사용료’ 부과를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은 지금까지 플랫폼 사업자의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뉴스 콘텐츠를 ‘공짜’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미디어 그룹의 경쟁력 약화 등으로 양질의 저널리즘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가짜 뉴스 등이 온라인상에서 판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뉴스를 써야 한다는 목소리에 갈수록 힘이 실리면서 뉴스 유료화 흐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 뉴스 사용료란

구글·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로 불리는 거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미디어 기업을 상대로 뉴스 사용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그동안 구글 등은 개별적으로 일부 언론사와 뉴스 사용 계약을 맺어 왔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언론사에 적절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아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다. 이번 논란은 구글·페이스북이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에서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그동안 구글 등은 국내에서 뉴스 서비스를 하면서도 ‘아웃링크’(플랫폼에서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것) 방식이라며 사용료를 내지 않아 왔다. 하지만 해외에서 뉴스 사용료 논란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제대로 된 뉴스 사용료 부과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2. 호주 등이 규제에 나선 이유는

호주 상원은 지난달 25일 뉴스 제공자와 온라인 서비스 간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실패하면서 정부 중재를 통해 사용료를 결정하는 내용을 담은 ‘미디어와 디지털플랫폼 의무 협상’ 규정을 통과시켰다. EU 회원국들과 영국, 캐나다도 호주와 비슷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그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면서도 정작 언론사에 적절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놓여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 콘텐츠로 트래픽을 모아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했지만, 언론사들은 이에 대한 적절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특히, 언론사들이 구글 애널리틱스와 광고수단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공정 경쟁을 방해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2005년 494억 달러였던 신문광고 매출은 2018년엔 143억 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구글의 광고 매출은 61억 달러에서 1160억 달러로 급증했다. 구글은 2010년 언론 및 출판사 측에 구글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 수익의 70%를 지급했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전국광고주협회 측에서는 2020년 기준 언론 및 출판사 측이 실제로 30∼40%의 수익만 지급 받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3. 구글·페이스북은 왜 백기를 들었나

구글은 ‘호주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며 호주의 뉴스 사용료 관련 법안 추진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호주 의회가 법안 통과 절차에 들어가자 구글은 선제적으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언론사인 뉴스코프 등과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페이스북은 구글의 뉴스코프와의 계약 소식 직후 호주에서 뉴스 게재 중단을 해가며 맞섰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몇몇 기업들과의 사용료 협상에 동의했다. 이들이 뉴스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것은 법안이 통과된 이후 호주 정부의 중재에 따른 협상에 들어가면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형 언론사와의 직접 협상이 더 유리할 수 있는 데다, 이 계약이 향후 다른 작은 언론사와의 협상에도 유리한 발판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호주를 시작으로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이 관련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성이 존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페이스북이 호주에서 뉴스를 중단하자 호주 내 사용자들의 불만이 커진 것도 이들이 협상에 나서게 된 원인이라고 AP통신 등은 분석했다.


4. 미국의 규제 입법 움직임은

미국 하원의 반독점 소위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시실린(민주·로드아일랜드) 의원이 추진 중인 ‘저널리즘 경쟁보호법(JCPA)’은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과 협상을 통해 최저 뉴스 사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 추진에는 상원 반독점 패널을 주도하고 있는 에이미 클로버샤(민주·미네소타) 의원, 공화당의 존 케네디 상원의원과 켄 벅(콜로라도) 하원의원 등도 동참한 상태다. 시실린 의원은 “이 법안은 열심히 일하는 지역 기자들과 출판사에 그들이 중요한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필요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지난 1월 발생한 미국 의회의사당 난입사태로 인해 제대로 된 저널리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글·페이스북 때문에 매체들이 고사 위기에 빠져 있다는 우려도 의원들의 관련 입법 추진에 동력이 되고 있다.


5.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 입장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빅테크 업체들은 각국 정부와 의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속속 입장을 바꾸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향후 3년간 뉴스 콘텐츠 사용권 확보에 10억 달러(약 1조1300억 원) 이상을 쓰겠다고 밝혔다. 닉 클레그 페이스북 글로벌업무 총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은 뉴스 미디어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열린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의 핵심에 양질의 저널리즘이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도 3년간 10억 달러를 들여 뉴스 사용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구글은 호주의 대형 미디어 기업인 세븐 웨스트 미디어, 독일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소속 언론사 등과 잇따라 사용료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뉴스 사용료 부과를 지지하며 유럽에서 관련 법률안 마련을 위해 언론 업계와 협력하기로 했다.


6. 국내 포털 뉴스 사용료 지급 현황

포털사이트 다음과 카카오톡 #탭, #뉴스 탭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 중인 카카오는 기사 페이지 내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중 광고대행사 수수료를 제외한 순 매출 대부분을 언론사에 뉴스 전재료로 제공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는 지난해 4월부터 언론사에 지급하던 전재료를 폐지하는 대신, 기존 ‘언론사 홈’과 ‘기사 본문(하단)’ 광고 수익에 더해 신규 개설하는 ‘기사 중간 광고’ 영역의 수익을 언론사에 전액 지급하고 있다. 네이버가 관리하는 ‘언론사 편집’ 판과 ‘MY뉴스’ 영역의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도 유입 기여도에 따라 언론사에 제공한다. 네이버는 “‘구독 기반 광고 수익 모델’을 실제로 운영해보고, 언론사의 수익이 지난 8분기 평균 수익 대비 감소할 경우 향후 3년간 별도의 재원으로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7. 국내 뉴스 사용료 관련 법안 발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국민의힘) 의원은 글로벌 플랫폼이 뉴스 사용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신문법·저작권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 조문 작업은 이미 마쳤고, 여야 의원의 동의를 받아 이번 주 내로 발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현행 신문법에는 인터넷 플랫폼이 신문, 방송, 잡지 등의 언론사 뉴스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대법원 판례는 스포츠 소식, 각종 사건이나 사고, 수사나 재판 상황, 판결 내용 등 사실이나 정보를 언론 매체의 정형적인 간결한 문체와 표현 형식을 통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정도의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넘어서는 시사보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현실적으로 뉴스는 대체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8. 법안 내용 및 사용료 현실화 가능성

김영식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인 신문법 개정안은 특정 검색어로 검색된 결과 또는 이용자의 이용 경향을 분석한 결과로써 기사를 배열해 매개하는 업체도 인터넷 뉴스 사업자에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검색 결과만 제공할 뿐, 뉴스 전문은 해당 뉴스 사이트로 넘어가기 때문에 인터넷 뉴스 사업자가 아니라는 구글 등의 논리는 통하지 않게 된다. 인터넷 뉴스 사업자의 범주에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라도 국내시장이나 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포함하고 있어 해외 기업도 법 적용을 받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인터넷 플랫폼과 언론사의 협상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조항도 개정안에 들어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서 ‘취재 활동을 통해 작성된 기사·보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사보도’를 제외할 수 있도록 단서를 넣어 뉴스가 지금보다 더 폭넓게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9. 구글코리아, 페이스북코리아 입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은 해외에서 논란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뉴스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자사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뉴스가 ‘아웃링크’라는 이유로 언론사와 뉴스 전재료 협상을 하지 않아 왔다.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 이미 뉴스 사용료 협상을 마쳤고 국회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뉴스 전재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도 준비 중이지만, 아직 국내에서 뉴스 전재료를 낼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한국의 저널리즘과 관련해 다양한 방법으로 협력하고 투자하고 있다”면서도 “국내에서 뉴스 전재료를 지급하는 계획 등에 대해선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도 “뉴스 전재료 지급은 전 세계적인 사안이라 국내 도입 등 별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0. 한국신문협회 입장은

신문협회는 포털 사이트가 뉴스 이용에 대한 대가를 내야 한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국내 언론사 뉴스를 공짜로 쓰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어온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방법을 찾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협회는 김영식 의원이 대표 발의하게 될 신문법과 저작권법 개정안을 회원사와 함께 검토 중이다. 현행 신문법에는 인터넷 플랫폼이 언론사 뉴스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다. 협회는 개정안을 검토하는 등 뉴스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회원사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장병철·이승주·박준우·이후민·김인구 기자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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