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불법투기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내부 기밀인 신도시 개발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해당 지역에 땅을 사둔 LH 직원·공직자들의 비리가 어디까지 퍼졌는지는 경찰 혹은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질 단계에 이르렀다. ‘공정의 가치’를 외치던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비리가 터진 것은 필연이다. 무능했기 때문이다. 비리 발생 당시 LH 수장이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제 현 정부의 무능 혹은 불신의 상징이 됐다. 25차례에 이르는 대책에도 집값은 제대로 잡지 못하고 국민은 세금에 등골이 휜다. 조만간 있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은 표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심판할 것이다.
지금의 정부·여당은 무능하지만, 선거만큼은 이기고 싶은 모양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어떻게든 감추고 싶어 한다. 일례로 최근 국토부는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은 각종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료 산정 등의 기준이 된다. 정책 실패로 인해 급등한 부동산시세에 따라 공시가격도 올렸으니 서민들의 세금 부담은 클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의식했는지 올해 보도자료에는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1주택자에겐 세금이 줄어들고, 건보료 상승 부담이 없을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엔 없던 내용이다. 대신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인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전국 기준 3.7%, 서울은 16.0%란 점을 내세워 세금 부담은 ‘일부 가진 사람’에게만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에 넣었던 서울시 자치구별 공시가격 변동률은 올해 자료에서 뺐다. 지난해 14.73%에서 올해 19.91%로 뛴 서울의 공시가격에 맞춰, 강북지역 등 타 자치구 주민들은 올해부터 세금 걱정을 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에 이로울 리 없기에 삭제한 것이다. 선거를 앞둔 상황이기에 표를 위해서라면 보도자료의 형식을 조작해 일관성·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아파트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매우 크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공시가격을 전수조사한 한국부동산원 직원은 520명이다. 이들이 조사한 수는 총 1383만 가구다. 1인당 평균 26만6000여 가구를 조사했단 얘기다. 수박 겉핥기식 조사였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번 조사가 객관적으로 이뤄졌다고 강변하지만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이러한 연유로 아파트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이 불신은 결과적으로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많은 셈이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실패한 정책을 숨기고 선거에 이기기 위해 ‘분식(粉飾)’만 하고 있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 추문으로 시작됐다.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시장 후보를 낸 여당은 부동산 투기 광풍에 대해서도 모른 체, 마치 다른 사람이 저지른 일인 양 유체이탈 화법 등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당 후보들이 부동산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시장 안정을 약속해도 국민은 믿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들은 이 정부의 실력이 바닥이란 사실을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을 보며 이미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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