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일엔 中과 연대 등 논의
“美 대북정책 비현실적”지적도
文정부 외교 정체성 시험대에


지난 18∼19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미·중 고위급 대화 이후 22∼23일 중국을 방문해 미국의 패권에 맞선 공동 대응전략을 논의한 세르게이 라브로프(사진) 러시아 외교장관이 곧바로 서울을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하면서 한·미 동맹의 균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사이에서 모호한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북·중·러 쪽으로 기운다는 대외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을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은 23일 오후 방한한다. 2009년 이후 12년 만의 첫 공식방한이다. 외교부는 지난해가 양국 수교 30주년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 시기가 올해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한·러 친선에 방한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중이 앵커리지 회담에서 ‘인권’ ‘체제’ 등 근본 가치를 둘러싸고 격돌한 뒤 북·중·러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한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8일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에서 미·일과 달리 우리 정부가 중국 문제와 북한 비핵화 거론을 기피한 탓에 미·중 전략 경쟁에서 한국이 동맹 편에 서지 않는다는 인식이 굳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3일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방중 기간에 미국의 내정간섭 중단을 위한 중·러 연대 등 대미 전략을 논의했다. 또 중·러는 미국의 대북 정책은 남한과만 협력해 한반도를 지배하려는 ‘비현실적’ 전략이라고 지적한 뒤 중·러 등 주변국 역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수주 내 새로운 대북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 정부의 외교 전략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더 복잡한 방정식에 놓인 양상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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