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ESS업자들 집단행동
與 ‘의무구매비율 상향’ 추진
한전측 비용부담 대폭 증가
태양광업자도 ‘구제책’ 요구
해상풍력 증가 또다른 뇌관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결국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며 갈수록 전기요금 인상 압박 요인이 커지고 있다. 화재로 인한 규제 비용·혜택 축소·보조금(REC) 가격 폭락이란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자들이 23일 수익 보전을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여당 주도로 신재생의무구매(RPS) 비율 상향이 추진돼 법이 시행될 경우 한국전력의 비용 부담은 천문학적 수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대대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상풍력 역시 향후 또 다른 뇌관(雷管)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 ESS 협회와 ESS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ESS 사업자 수십 명은 이날 오전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ESS 사업자 특별 구제법 촉구 규탄 대회’를 열었다. ESS는 에너지가 남을 때는 배터리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는 꺼내쓸 수 있는 설비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치 않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태양광과 ESS 사업을 함께하는 태양광 연계형 ESS 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주 수익원인 REC 가격 급락으로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진 와중에 잇따른 화재로 인한 보험금 등 비용 증가와 충전율 제한 등 규제로 인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위기”라며 일정 수준 이상의 REC 가격 보전 등 정부의 구제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REC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생산 전력량을 신고하면 정부가 발급해주는 인증서로 일종의 보조금이다. 사업자들은 RPS 제도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하는 23개 대형(용량 500MW 이상) 발전사들에 이를 팔아 수익을 낸다. 한때 10만 원을 웃돌던 REC 가격은 정부의 과도한 확대 정책으로 과다 공급되며 3만~4만 원대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ESS 사업자뿐 아니라 일반 태양광 사업자들 역시 올해 9%인 RPS 비율을 즉각 15%까지 상향 조정해달라고 최근 정부에 요구했다. 발전사들이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REC 수요가 늘어나 가격 회복에 도움이 돼서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이 RPS 의무공급 상한선을 2034년까지 25%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을 발의해 지난달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상황이다. 여당은 애초 상한선 폐지까지 추진했었다.
문제는 이 같은 비용 보전이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신재생에너지법은 ‘전기 판매사업자(한국전력공사)가 비용(의무이행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회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RPS를 늘린 데 따라 발전사들이 지게 되는 REC 비용을 한전이 대신 정산해주고 한전은 전기료 인상을 통해 이를 메꾸는 구조다. RPS 의무이행비율 7%에 따른 보전액만 1조8000억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한전의 비용 부담은 실로 막대하다. 정부가 한국판 그린뉴딜 등을 앞세워 늘려가고 있는 해상풍력 역시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선거 등을 의식해 임시방편으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RPS 확대가 이어지고 향후 고유가 시기가 맞물릴 경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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