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금호석화
사외이사 선임 등 싸고 갈등
우호지분 확보 총력전‘혼란’
정부·여당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 상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도입된 일명 ‘3% 룰’이 3월 기업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의 큰 불씨가 되고 있다. 당장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주사)와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이 조만간 열리는 주총에서 가족 간 표 대결을 벌인다. 일단은 가족 간 경영권 다툼 과정에 개정 상법 조항이 이용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향후 경영권을 노린 외부 세력 공격에도 같은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은 감사를 다른 사외이사와 분리해 선출하고, 특히 이 경우 지배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에서 밀리더라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게 됐다. 오는 30일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부회장(지분 19.32%)과 차남 조현범 사장(지분 42.90%)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을 놓고 정면 충돌한다. 조 부회장은 주주 가치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명분으로 감사 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하면서, 이 안건이 통과되면 자신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조 사장은 다른 후보를 내세웠다. 3% 룰 탓에 이들의 의결권은 각각 3%로 제한된다.
이에 차녀 조희원 씨(지분 10.82%)가 변수로 떠올랐다. 조 씨는 지난해 7월 성년후견심판 개시 이후 ‘관계인’ 신분을 유지하며 중립 노선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가사 전문 변호사와 행정·자본시장법 전문 변호사들을 선임하며 ‘참가인’ 자격으로 전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조 씨 측 관계자는 “참가인으로 신분을 변경한 것은 사건 관련 자료를 더 자세하게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권 분쟁이나 상속 관련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조 씨의 결정이 주총 표 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조 씨가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도 3% 룰에 영향을 받고 있다.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벌이고 있는 경영권 다툼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배당 확대, 사내·외이사 선임 등이다. 재계는 감사위원 선임을 주목하고 있다. 금호석화의 경우 박 회장 측은 본인의 지분(6.69%)을 포함해 아들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 등 14.84%를 확보하고 있다. 박 상무 측 지분(10.00%)은 모친 김형일 씨(0.08%),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0.05%) 등을 우호 지분으로 두고 있다.
이정민·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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