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원지검의 출석 요구를 4차례나 거부한 것은 스스로 ‘법 위의 인간’임을 선언하는 행태와 마찬가지다.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과 관련해 이미 피의자로 규정됐고, 해당 사건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원지검으로 재이첩한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정치 권력이 배후에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데다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시된다는 얘기까지 나도니 법치(法治) 조롱도 넘어 파괴하려 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범죄 혐의’가 확정될 것을 두려워해 한사코 회피하는 것일 수도 있다.

수원지검은 2019년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던 안양지청 수사팀에 수사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3차례 출두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기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출두를 거부한 채 공수처 이첩을 요구했다. 피의자가 수사팀을 지정하는 해괴한 상황이다. 검찰이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한 이후 이 지검장은 변호인과 함께 김진욱 공수처장을 만났다. 김 처장은 일요일이던 지난 7일 일요일 이 지검장을 청사로 불러 70분 가까이 비공개 면담을 했다. 그런데 김 처장이 공익신고인에 대한 기초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황에 이 지검장을 만난 것을 ‘면담 겸 기초조사’로 포장하고, 수원지검에 재이첩하면서 면담록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이 자체에도 위법 혐의가 수두룩하다. 공익신고자가 김 처장과 차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수처장은 위법한 수사 혐의로 고발당하고, 피의자인 이 지검장은 승승장구하며 수사에 불응한다. 문 정권 법치 파괴의 현주소다. 일반 국민이 이 지검장처럼 버티면 어떻게 될까. 검사라면 더 성실히 수사를 받는 게 기본 도리다. 수원지검은 더는 용인하지 말고 당장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법 앞의 평등 구현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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