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구경은 항상 흥미롭다. 게다가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막강한 둘의 대결이라면 당연히 관중이 모인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고질라 vs 콩’(감독 애덤 윈가드)은 이런 원초적 질문에 답을 주는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두 전설의 괴수가 치고받는 장관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즐겨야 제맛인 작품이다.
‘고질라 vs 콩’은 이미 ‘콩:스컬 아일랜드’(2017)와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2019)를 통해 콩과 고질라가 인류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세계관에서 시작된다. 스컬 아일랜드를 떠난 지 3년 후 콩은 인간의 보호관찰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고, 인간에게 등을 돌린 고질라는 비밀연구회사인 에이펙스에서 내뿜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인간은 콩의 새로운 안식처로 지구 안의 또 다른 지구인 할로 어스(hollow earth)를 찾아 나서고, 고질라는 인간과 함께 여정을 떠난 콩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백미는 단연 100m가 넘는 덩치의 고질라와 콩의 ‘빅뱅’이다. 둘은 두 차례 크게 맞붙는다. 수차례 괴수 영화를 제작하며 진일보한 특수효과(VFX)는 ‘고질라 vs 콩’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두 괴수의 털 한 올과 피부 질감까지 섬세하게 표현하고 움직임 또한 유려하다. 배경 묘사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홍콩 거리가 삽시간에 초토화되는 장면은 날씨와 조명을 고려해 만든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괴수들의 진원지인 할로 어스는 호주의 울창한 숲 풍경과 올레미 국립공원의 소철류와 양치류를 비롯해 오래된 식물들과 독특한 지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반면, 스토리는 헐겁다. 지구 안에 또 다른 지구가 존재한다는 ‘지구공동설’을 차용해 괴수들의 보금자리로 설정하는 등의 노력이 엿보이지만 등장 인물 몇몇에 의해 인류의 운명이 결정되고, 그들을 통해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연성을 찾긴 어렵다. 대립과 반목을 겪던 두 괴수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익숙한 흐름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애초에 ‘고질라 vs 콩’이 그런 의미와 스토리에 방점을 찍는 작품이 아니다.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와 같은 1차원적인 질문의 연장 선상이라 할 수 있는 상상 속 괴수들의 싸움 구경에 빠져 있노라면 아주 빠르게 시간이 흘러간다. 무엇보다 이런 영화는 극장에서 즐겨야 제맛이다. 출력 좋은 스피커를 갖춘 아이맥스 스크린을 추천한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본다면 맥이 빠져 실망할 수밖에 없다. 12세 이상 관람가. 113분.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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