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日 등 기축통화국과 비교 무리… 韓, 사실상 채무비율 6위

기축통화국은 채권발행 늘며
채무비율 자연스럽게 높아져
조세연 “위험한 결론” 지적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재정건전성 우려에 대해 여권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선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는 방어논리를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과연 한국의 재정건전성은 OECD 최상위 수준으로 안정적인 상황일까. 국책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조차 이 같은 논리를 “무리하고 위험한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24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해외 재정동향 및 이슈 분석’에 실린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 간 재정여력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의 재정건전성 수준을 미국(달러화)과 일본(엔화), 유럽 선진국(유로화) 등 기축통화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봤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기축통화국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비기축통화국 간 정부채무비율을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의 경우 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원천적으로 다른 기축통화국에 비해 훨씬 적으므로 기축통화국들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채무비율을 비교하고, 이들 국가에 비해 낮기 때문에 재정여력이 풍부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한 결론일 뿐 아니라 위험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정부채무비율은 2019년 기준 41.9%(해당 보고서 수치는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20년 10월호 기준)로 OECD 비기축통화국 중 6위를 기록했다.

전체 OECD 평균인 65.8%에 비해선 낮더라도 비기축통화국들의 평균(41.8%)보다는 높았다. 보고서는 기축통화국의 채권은 국제 거래에 항상 이용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가 있으며, 외환보유액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축통화국의 경우 정부 채권 발행이 늘고 자연스럽게 채무비율이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비기축통화국 채권은 이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비기축통화국은 기축통화국에 비해 더 낮은 수준의 정부채무비율에 도달했을 때도 정부 채권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이자율이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자 상환 부담 상승으로 경제 성장 여력을 감소시키고, 국가 신인도 하락과 재정위기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정부의 위기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OECD 국가 중 기축통화국 부채비율과 비기축통화국 부채비율이 다른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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