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이후 공급부족 장기화
週단위 재고점검…車생산 조정
임원들 해외파견 구매 총력전
“내달부턴 매우 어려운 상황”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에도 ‘4월 위기설’의 후폭풍이 밀려오고 있다. 정부도 대만과 미국을 중심으로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작된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기아가 확보해둔 재고도 점점 소진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4월이 가기 전에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일부 차종 생산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핵심적인 시스템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부품 시장의 1∼3위 업체가 모두 재해에 휘말려 생산 차질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지난달부터 1주일 단위로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며 차량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한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문화일보 2월 23일 자 22면 참조)

독일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로 인한 정전 사태로 미국 공장을 멈췄다. 일본 르네사스는 지난 19일 공장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다. 이들 3개사의 완전 정상화는 6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르네사스 화재로 인한 직접적 영향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번 화재가 세계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생산량 조절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현대차·기아는 판매 저조 차종에 배정돼 있던 범용 반도체를 인기 차종으로 돌리고, 덜 팔리는 차종 생산은 미루고 있다. 같은 차종 내에서도 트림(등급)과 옵션 등 ‘상품 조정’을 통한 생산조절을 병행하고 있다. 재고가 부족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트림이나 옵션의 생산은 줄이고 있다. 또 1차 협력사들에만 반도체 수급을 맡기지 않고, 직접 임원들을 해외 반도체 생산업체 소재지로 파견해 협력사들의 반도체 구매 협상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4월에는 현대차·기아 상황이 진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수급 상황에 따른 생산 계획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자동차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대만 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에는 차량용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민관이 함께 대만을 비롯해 미국 등 차량용 반도체 관련 업체나 해당 국가들에 긴밀하게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SUV 판매 비중을 50%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미래 수소 생태계와 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신차 중심 판매로 중국 시장 위상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박수진 기자
김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