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상 물류 비상…예인 작업 진척 느려
수에즈 운하 양쪽에 185척 정체…“하루 늦어지면 선주 7천만원 손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가로막혀 사흘째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쯤 2만 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홍해를 지나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다 통제력을 잃어 운하를 막았다. 전체 길이(LOA)가 400m에 달하는 에버기븐호는 폭이 약 280m인 운하를 비스듬히 가로질러 막았고, 선수가 한쪽 제방까지 닿았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선체를 수로 방향으로 바로 세워 다른 선박이 지날 수 있도록 예인선을 보내 한쪽에선 끌어당기고 다른 한쪽은 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고 선박의 규모가 크고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이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CA는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에 맞춰 준설선을 동원해 선체 아래의 모래를 퍼내 배를 띄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24일 오후 선체의 일부를 다시 띄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예인 작업이 진척되지 않으면 컨테이너를 하역해 배의 중량을 가볍게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컨테이너를 하역해야 한다면 크레인이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통항이 수주간 중단될 수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016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수에즈 운하에서 벌어져 이틀간 통항이 중단됐다. 당시 사고 선박은 에버기븐호의 절반 크기였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2004년, 2016년, 2017년 선박 사고로 통항이 일시로 차질을 빚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사고 선박이 초대형이었던 적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통항 재개에 수 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란지스 라자는 “이런 사고는 전대미문”이라며 “선박 정체가 며칠 또는 몇 주간 계속될 수 있고 국제 시장의 일정도 차례로 영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 분석사 빔코의 피터 샌드 수석 전문가는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통항이 재개되면 지연된 일정을 맞추려고 선박들이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도착 항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에즈 운하는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다. 지난해 기준 약 1만9000척, 하루 평균 51척이 이 운하를 통과,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했다. 이 운하가 막히면 상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도 차질을 빚게 된다. 통항이 사흘째 접어들면서 운하 양쪽에 정체된 선박이 185척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했다. WSJ는 “선박 회사들은 통항이 빠르게 재개된다고 해도 수일간 사고의 여파가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국제 공급망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부족한 자동차와 컴퓨터 제조사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이번 수에즈 운하 마비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기치 않은 사고에 선박의 금전적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 저널 로이드의 베이루트 지사장 자밀 사예그는 “수에즈 운하에서 항행이 지연되면 선주는 하루에 약 6만 달러(약 7000만 원), 즉 1시간에 3000∼4000달러(3400만∼4500만 원)의 손해를 본다”고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버기븐호를 예인하는 작업이 더 길어지면 컨테이너를 내려 중량을 가볍게 해야 해서 수주가 소요될 수 있다”며 “물류 회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어려운 계산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선박 전문가들은 좁은 수로를 지날 때 큰 배일수록 강풍에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수로를 지날 때 선미가 제방 쪽으로 쏠리는 ‘안벽 효과’(bank effect) 때문에 에버기븐호가 똑바로 가지 않고 가로로 기울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화물선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수에즈 운하를 비롯해 파나마 운하,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등 좁은 수로에서 유사한 사고가 빈번해질 수 있는 위험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국제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10년간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배로 커졌다. 이번처럼 운항 중단 사고가 났을 때 다른 배로 이동시키기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수에즈 운하 양쪽에 185척 정체…“하루 늦어지면 선주 7천만원 손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가로막혀 사흘째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23일 오전 7시쯤 2만 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홍해를 지나 북쪽으로 수에즈 운하를 지나다 통제력을 잃어 운하를 막았다. 전체 길이(LOA)가 400m에 달하는 에버기븐호는 폭이 약 280m인 운하를 비스듬히 가로질러 막았고, 선수가 한쪽 제방까지 닿았다.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선체를 수로 방향으로 바로 세워 다른 선박이 지날 수 있도록 예인선을 보내 한쪽에선 끌어당기고 다른 한쪽은 밀고 있다. 그러나 이 사고 선박의 규모가 크고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이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CA는 수심이 깊어지는 밀물 때에 맞춰 준설선을 동원해 선체 아래의 모래를 퍼내 배를 띄우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24일 오후 선체의 일부를 다시 띄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예인 작업이 진척되지 않으면 컨테이너를 하역해 배의 중량을 가볍게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컨테이너를 하역해야 한다면 크레인이 필요하고 이렇게 되면 통항이 수주간 중단될 수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2016년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수에즈 운하에서 벌어져 이틀간 통항이 중단됐다. 당시 사고 선박은 에버기븐호의 절반 크기였다. 수에즈 운하에서는 2004년, 2016년, 2017년 선박 사고로 통항이 일시로 차질을 빚은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사고 선박이 초대형이었던 적은 매우 이례적이어서 통항 재개에 수 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란지스 라자는 “이런 사고는 전대미문”이라며 “선박 정체가 며칠 또는 몇 주간 계속될 수 있고 국제 시장의 일정도 차례로 영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 분석사 빔코의 피터 샌드 수석 전문가는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통항이 재개되면 지연된 일정을 맞추려고 선박들이 경쟁을 벌이게 되면서 도착 항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에즈 운하는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통로다. 지난해 기준 약 1만9000척, 하루 평균 51척이 이 운하를 통과, 전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했다. 이 운하가 막히면 상품뿐 아니라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운송도 차질을 빚게 된다. 통항이 사흘째 접어들면서 운하 양쪽에 정체된 선박이 185척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했다. WSJ는 “선박 회사들은 통항이 빠르게 재개된다고 해도 수일간 사고의 여파가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국제 공급망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부족한 자동차와 컴퓨터 제조사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이번 수에즈 운하 마비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기치 않은 사고에 선박의 금전적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 저널 로이드의 베이루트 지사장 자밀 사예그는 “수에즈 운하에서 항행이 지연되면 선주는 하루에 약 6만 달러(약 7000만 원), 즉 1시간에 3000∼4000달러(3400만∼4500만 원)의 손해를 본다”고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버기븐호를 예인하는 작업이 더 길어지면 컨테이너를 내려 중량을 가볍게 해야 해서 수주가 소요될 수 있다”며 “물류 회사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항로를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어려운 계산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선박 전문가들은 좁은 수로를 지날 때 큰 배일수록 강풍에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수로를 지날 때 선미가 제방 쪽으로 쏠리는 ‘안벽 효과’(bank effect) 때문에 에버기븐호가 똑바로 가지 않고 가로로 기울었다는 설명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화물선의 규모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수에즈 운하를 비롯해 파나마 운하, 호르무즈 해협, 말라카 해협 등 좁은 수로에서 유사한 사고가 빈번해질 수 있는 위험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국제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10년간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배로 커졌다. 이번처럼 운항 중단 사고가 났을 때 다른 배로 이동시키기 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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