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에 일반물품 운송도 차질
인양작업 난항… 수주 걸릴듯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대만 업체 에버그린 소속)’호가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지 사흘째인 25일 운하 내 통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원유나 가스뿐 아니라 커피나 화장지 등 일반 물품의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선박 인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고 수습에 수주가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고 수습을 위해 수에즈 운하 통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당장 인스턴트커피와 휴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경우 베트남 등으로부터 수에즈 운하를 통해 커피를 들여온다. 또 컨테이너 부족으로 화장지 원료인 펄프 운송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로 시간당 약 4억 달러(약 4500억 원)어치의 물류 운송이 지체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에버기븐 선주는 이날 네덜란드의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와 일본의 ‘닛폰 샐비지’(Nippon Salvage) 등 전문 구난 업체들을 좌초된 컨테이너선 인양 작업에 투입했지만,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스미트 샐비지의 모회사인 네덜란드 보스칼리스의 페테르 베르도브스키 CEO는 “해변에 밀려온 엄청난 크기의 고래 같다. 엄청난 하중”이라며 “아마 배에 실린 컨테이너나 기름, 물(평형수)을 빼내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사고 처리에 수주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운하 인근에는 15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의 발이 묶인 가운데 선박 운항이 하루 지연되면 선주는 하루에 대략 6만 달러(7000만 원)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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