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고를 운영하는 광주의 학교법인 도연학원이 한 사회활동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이 활동가는 SNS와 현수막을 통해 사학 비리 의혹와 특정 교사 해임의 부당성 등을 지적했다.

광주지법 민사11단독 윤명화 판사는 도연학원이 김모(25)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한다고 28일 밝혔다. 김 씨는 청년유니온 등에서 활동한 사회활동가이자 모 언론사의 시민기자다.

김 씨는 명진고가 손규대 교사의 해임 징계를 의결한 직후인 지난해 5월 14일 학교 정문 앞에 ‘부당한 해임 처분 철회하고, 해당 선생님(손 교사)께 사과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후 같은 해 6월부터 8월 사이 자신의 SNS 계정에 ‘광주 명진고의 각종 사학비리 사건·의혹과 관련한 연재물’을 올렸다. 채용 부정 의혹과 2018년 교사들의 학생 성희롱 및 인권 침해, 손 교사 해임 등을 다뤘다.

이에 도연학원은 ‘김씨가 허위 글로 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학생들이 온·오프라인상에서 손 교사의 해임이 부당하다고 비판한 점, 김 씨가 국회 국정감사 자료와 언론 기사 등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한 점 등을 들어 김씨가 신뢰할 만한 근거를 토대로 공익성 글을 썼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세부 내용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며 “학원 측이 낸 증거만으로는 김 씨의 글들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적시된 사실의 내용과 성질, 공표가 이뤄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그 표현에 의해 훼손될 수 있는 학원의 명예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김씨가 글을 올린 목적은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교사는 채용 과정에서 도연학원 측으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다는 진술을 검찰과 교육청 등에 한 후 해임을 당했고, 이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는 ‘보복 해임’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손 교사는 지난해 11월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도연학원은 손 교사에게 한 징계처분과 임용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올해 초 복직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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