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후임엔 이호승 수석 임명
金 “엄중한 시점 국민께 죄송”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한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14.1% 올려 ‘내로남불’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상조(사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에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호승 경제수석을 임명했다”며 “이호승 정책실장은 경제 등 정책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균형 감각이 있어 집권 후반기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포용국가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반부패정책협의회부터 이 실장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김 실장을 경질한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이날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소집한 상황에서 김 실장의 ‘내로남불’ 행태로 정권의 정책 추진 진정성 자체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김 실장에 대한 경질 요구가 빗발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 엄중한 시점에 국민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전날 유 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32회인 이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기획비서관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거쳐 경제수석으로 재직해왔다. 김 실장은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임대차 3법 시행 이틀 전인 지난해 7월 29일 부부 공동명의의 서울 청담동 한신오페라하우스 2차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을 8억5000만 원에서 9억7000만 원으로 14.1% 올려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각종 국정 난맥상이 이어지자 당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종호 민정수석과 함께 사의를 밝혔으나, 문 대통령은 김 실장의 사의를 반려한 바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관련기사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