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길주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前 KIST 원장

몽골과 중국에서 시작된 황사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을 나타냄에 따라 환경부는 28일 밤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최근 미세먼지 수준이 나빠지면서 상황이 아주 좋지 않았던 2019년이 생각난다. 뒤돌아보면, 그때는 비상저감 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될 정도로 상황이 악화해 많은 국민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와 대책을 호소했고,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2019년부터 지난 2년간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국무총리 소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등 조직과 예산을 확충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정비했다. 또, 미세먼지에 관한 법정계획으로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세웠고, 계절적 요인으로 미세먼지가 나빠지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계절관리제’를 도입, 운영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미세먼지 수준이 다소 개선됐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미세먼지 개선은 순전히 우리의 노력 결과라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축소, 기상 여건,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악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미세먼지 감축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뜻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미세먼지 감축 노력을 통해 외부 요인에 의한 미세먼지 악화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이 제시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탄소중립과 미세먼지 감축은 다른 게 아니다.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오염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국민 모두가 실천할 때 탄소중립도 비로소 실현 가능하다.

이제는 정책을 내실화해 성과를 내야 할 때다. 그간의 추진 실적을 바탕으로 효과·비용·문제점 등을 분석해 효과가 검증된 대책 중심으로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미세먼지를 대하는 국민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미세먼지 대책이 더 효율적이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미세먼지 대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규명해 원인별 맞춤형 대책을 검토하고, 주요 대책의 성과와 한계, 비용 등에 대한 과학적 분석 후 효과가 증명된 사업 중심으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더욱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국민 모두의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의 결과물이다. 외부 유입에 관한 논의는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미세먼지 저감에도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또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측면에서도 미세먼지 발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미세먼지 감축은 우리의 노력과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도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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