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입시 의혹 조사하는데
고려대는 관련 입장 없이 잠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시 의혹과 관련,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부산대와 달리 조 씨가 학부를 졸업한 고려대가 30일까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학내외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재학생·졸업생 등 학내외에선 조 씨에 대해 ‘이제라도 입학을 취소시켜야 한다’며 학교 당국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9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조 씨 의혹과 관련해 “예외 없이 원칙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고려대에 입시 의혹 조사를 요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예외 없이 절차에 따라 판단하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시 의혹과 관련한 법률 검토를 거쳐 지난 24일 부산대에 사실관계를 조사하라고 요구한 만큼 고려대에도 비슷한 조사 요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고려대는 조 전 장관 관련 사태가 처음 불거졌던 지난 2019년 이후 진상조사 등 관련 대책을 현재까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쟁점은 2010년 당시 조 씨의 고려대 입학에서 ‘허위 스펙’이 동원됐는지다. 이 학교의 2010학년도 수시모집 요강은 조 씨가 지원한 ‘세계선도인재전형’ 유의사항에 ‘서류 위조 또는 변조 사실이 확인되면 불합격 처리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12월 법원 역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조 씨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경력과 논문 제1저자 등재, 공주대 인턴 등에 대해 허위 또는 조작이라고 판단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이 2019년 “중대한 하자가 발견됐다고 판단할 경우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이를 근거로 입학 취소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고려대 입시 업무방해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재판에서 직접 다뤄지진 않았고, 고려대 역시 사무관리규정에 따라 2010년 입시 자료를 2015년 모두 폐기했다며 관련 자료 제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부정입학에 대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정 총장 등을 지난 2월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도 여전히 조 씨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에선 지난 25일 ‘고려대도 조민 관련 입학취소 논의가 필요하다’는 글이 올라와 160개가 넘는 추천을 받았다. 작성자는 “만약 조 씨의 입학이 옳지 못한 상황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고려대는 정당한 조건 하에 교우가 될 수 있었던 한 사람의 인생을, 정당한 조건 하에 의사가 될 수 있었던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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