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까지 물적 특혜를 주자는 법안이 또다시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73명이 지난 26일 발의한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4·19, 5·18뿐만 아니라 유신 반대, 6월 항쟁 참가자도 유공자로 지정해 배우자·자녀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9월 우원식 의원이 유사한 법안을 제출했다가 운동권 ‘셀프 특혜’ 논란으로 포기한 바 있는데,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우원식 안보다 적용 대상이 크게 늘어났다. 민주화운동 관련 사망·부상·행방불명자뿐만 아니라 유죄 판결과 해직 또는 퇴학 처분을 받은 사람까지 포함했다. 특히, 자녀에게 대학 수업료, 직업훈련, 의료 비용 등을 지원하고 주택 구입과 임차 때 20년 분할 상환이 가능한 대부 혜택도 주도록 했다. 운동권 인사 자녀들의 성장에 맞춘 특혜 대물림 성격까지 비쳐 더욱 부적절하다.

1999년 제정된 민주화운동보상법을 통해 이미 5000명 가까이 생활지원·보상금을 받았다. 5·18에 대해선 특별법으로 별도 지원도 한다. 엉뚱한 인사도 상당수 포함됐다. 대표적 민주화 인사인 장기표 씨는 “민주화는 모든 국민의 업적”이라며 지원을 사양했다. 그의 딸은 “아버지는 10억 원대 보상금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세금을 낭비하고 민주화운동의 진정성을 해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녀에게까지 특혜를 주자는 것은 민주화운동 자체를 욕보이는 파렴치한 일이다. 당장 그만두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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