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역∼천호초교 1㎞ 구간
좁은 보행로·낡은 건물 보수
보건·복지·문화시설도 확충
내년 6월까지 410억원 투입
옹벽 철거… 휴게공간 조성
머물고 싶은 도시로 새단장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는 조선 시대 이래 경기와 충청·경상도를 잇는 중요한 도로였다. 강동구에서도 오랜 기간 그 역할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강동구에서도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선 고덕·상일·강일동으로 주거·상업 중심축이 쏠리면서 지금은 빛바랜 간판과 낡은 건물들이 쇠퇴한 구도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차도와 인도가 모두 좁아 주민들이 편하게 산책을 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구천면로 일대엔 강동구 전체 1인 가구의 45%가 살고 있고,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 주민도 많아 전반적인 환경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강동구는 지하철 5호선 명일역에서 천호초교 사거리까지 약 1㎞에 이르는 구천면로를 생활권 중심으로 되살리기 위한 ‘걷고 싶은 거리’ 사업을 올해 본격 진행한다. ‘지역의 가장 어둡고 오래된 거리를 가장 밝고 따뜻한 거리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강동형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2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초 구천면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정훈 구청장을 포함해 12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경관사업추진협의체’를 구성했다. 이후 구천면로와 접한 천호1동과 암사1동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어 수렴한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내년 6월까지 410억82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3개 분야 43개 세부 사업이 펼쳐진다.
우선, 도시의 외관을 쾌적하게 바꾸는 작업은 상당 부분 완료됐다. 이미 사업 구간 내 119개 업소의 낡고 오래된 간판은 새것으로 교체됐다. 간판 개선은 디자인부터 설계·사업체 선정까지 모든 과정이 주민 주도로 이뤄졌으며, 친환경 LED 재료를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열악한 보행환경도 한결 나아졌다는 주민들의 평가가 나온다. 구는 구천면로 중 강동구 평생학습관 주변 보도부터 정비했다. 횡단보도 전체의 턱을 낮춰 장애인과 어르신 등 교통약자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했으며, 돌출된 맨홀과 도로 간 턱을 없애고 공중 전화부스도 교체했다.
강동구 평생학습관 옆 공간은 잠시 여유를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동네숲’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걷고 싶은 거리 사업과 일맥상통하게 기존 콘크리트 옹벽을 철거하고 휴게공간을 조성한 것. 쾌적한 녹음을 느낄 수 있도록 꽃나무와 단풍나무를 심었고, 기존에 자리를 지켜온 큰 나무를 그늘로 활용함으로써 현재는 동네숲이 ‘만남의 장소’로 거듭났다.
구는 구천면로 일대에 부족한 보건·복지·문화 시설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우선 이달 중에 문화·공동체 활동을 위한 시설 6곳의 조성공사가 끝난다. 구천면로 382에는 지역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을 기획해 판매하는 브랜드 판매숍이 들어온다. 구천면로 373에 생기는 공유주방은 음식을 제품으로 개발해 판매하면서 배달 음식 관련 청년 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구천면로 371-1에는 지역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하며 교육도 진행할 생활예술 공동공간이 설치되며, 소규모 공예 제품 개발과 사업화도 가능한 ‘공유 메이커스 페이스’(구천면로 355)도 기대를 모으는 시설이다. 구천면로 321에는 마을도서관이 문을 연다. 독서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책과 연계된 제품을 판매·전시할 수 있어 복합 문화 공유의 장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구는 올 6월에는 노후 건축물 외관을 개선하고, 9월에는 전신주 지중화와 디자인 가로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9월에는 구천면로 297-5에 연면적 1955㎡·지상 2층 규모의 보건·복지·문화 복합시설도 개관한다. 천호 보건지소와 1인 가구 지원센터·체력 인증센터·사회적 기업 혁신 공간이 시설 내에 확충되면서 다른 동(洞) 대비 부족했던 구천면로 일대 주민들의 건강·문화시설 이용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구는 올 10월에는 스마트 벤치와 스마트 가로등 설치 작업을 벌여 12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11월에는 골목길의 전반적인 모습을 새단장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예정된 사업이 정상 완료되면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계획 수립 후 예산을 써 낙후한 구도심을 되살린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 사례가 된다.
강동구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구천면로를 모두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사업의 목표”라며 “구청 17개 부서가 협업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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