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공급시기 여전히 ‘안갯속’
전문가 “정부 실질적 노력 소홀
인프라 총동원해 백신 확보를”
“대통령님! 2분기부터 들여온다던 모더나 2000만 명분 어디로 갔습니까?”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 피로감이 극심해진 가운데, 이를 해소할 백신의 수급 안정성이 여전히 확보되지 못해 심각한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백신 도입 추진에 대한 정책 홍보에만 치중하면서 실질적인 범정부 차원의 노력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文, 모더나 CEO와 통화까지 했는데 = 청와대는 2분기부터 2000만 명분의 모더나 백신 공급이 시작된다고 밝혔지만 이미 4월에 접어들었는데도 일정 협의에 대한 어떤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연말 문 대통령이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와 직접 통화해 계약을 따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할 때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다. 백신 확보에 나선 시점 자체가 늦었기 때문에 확보 물량과 별개로 제때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왔다. 물량을 확보했다는 홍보에 집중하면서 정작 중요한 도입 시기를 놓친 것이 패착이 돼 2분기 백신 수급 불안을 초래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물량부족 가리기 위해 쪼개기 접종 의혹도 = 지난 2월 26일부터 이날까지 35일 동안 1차, 2차 접종을 포함해 93만 명이 접종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하루 115만 명까지 접종이 가능하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접종이 가능한 것을 35일 동안 나눠서 접종한 것이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유행 때도 하루 평균 8만 명 이상이 접종했다.
백신이 크게 부족한 상황을 가리기 위해 접종 일정을 접종 능력보다 훨씬 못 미치게 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부는 지난달 26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전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 이어 2일 오전에는 정영호 대한병원협회장,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 등 보건의료단체장들의 AZ 백신 공개 접종 등 대국민 접종 홍보행사도 연일 진행하고 있다.
◇4개월 만에 백신 도입 TF 지각 구성 = 정부는 전날 보건복지부, 질병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 출범을 밝혔다. 전문가들이 지난해부터 범정부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해왔지만, 질병청에만 실무를 떠맡기다 뒤늦게 범정부 TF를 출범시킨 것이다. 뒤늦게 출범한 TF의 효과는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전문가들은 모든 인프라를 총동원해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상황은) 정부가 골목대장 놀이를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부처별로 어떤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백신 도입 노력을 하고 있는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송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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