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패배땐 분열 본격화할 수도

부동산 정책을 놓고 여당과 청와대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당황한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정책 기조를 뒤집는 선거용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금 주택 정책에는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못 박았다. 집권 후반기 보궐선거를 경유하며 청와대의 구심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향후 여권 분열 양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만큼 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여권 내 컨센서스가 있다”면서도 “이 실장은 정책의 배경과 원인에 대해 설명한 것이고, 당에서는 대책 위주로 내놓은 것으로 갈등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이 잇따라 부동산 정책에 대해 고개 숙인 직후 이 실장이 경제 상황과 부동산 정책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것은 파장이 적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실장은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제안이 있긴 하지만 그와 무관하게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같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했다.

이 실장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 청와대가 민주당의 부동산 공약에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상 청와대가 나서서 여당의 공약이 빌 공(空) 자 공약인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비꼬았다.

결국 선거 후 여권 내 분열 양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은 청와대보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민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하면서 청와대와 논의를 진행하면 된다”고 당이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병기·손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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