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北·中정상회담 준비 알려
내일 韓·中 외교장관 회담서도
中의 역할론 등 논의 이뤄질듯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북·중 정상회담 준비 동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북·중 밀월관계를 활용해 미·북 대화 불씨를 살리고자 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한국과 갖는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 등으로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매개로 한 비핵화 협의 재개 필요성을 미 측에 설득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북 대화의 정점이었던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이 열리기 전 같은 해 3월과 5월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전례를 통해 중국 역할론을 미 측에 강조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 배경에 대해서도 미 측에 이 같이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도 비확산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의 제안에 특별히 거부감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북한 문제를 사이에 두고 우리 정부가 미국과 함께 반중 전선에 서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방중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중 관계가 지난 3월 중순 ‘알래스카 회담’ 이후 급랭한 상황에서 한국 고위 인사의 방중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이번 방중은 한·중 관계의 심화·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며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을 통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샤오허(成曉河) 런민(人民)대 교수도 이날 글로벌타임스에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었는데, 미국이 반중 노선 강화를 외치는 상황에서 정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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