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원)가 아내(넝다)를 만난 것은 지난 2011년 초였습니다. ‘학생 주도 해외봉사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라오스국립대와 함께 봉사단을 만들었습니다. 봉사단에 참여한 대학생 중 한 명이 바로 아내였습니다.
저와 아내의 인연은 다툼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아내 옷차림을 보고 “봉사활동 가는데 그렇게 입고 오면 어떡하냐”고 한마디 했고, 아내는 “일만 잘하면 되지. 복장이 무슨 상관인가요”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반전은 봉사활동 기간 내내 한결같이 상냥하고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아내 모습에 제가 호감을 갖게 된 겁니다.
같은 해 12월 다시 라오스를 찾은 저는 재회한 아내에게 고백하려 했지만 쑥스러움에 그냥 한국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헤어진 지 한 달 만에 아내가 국제법 관련 포럼 때문에 한국을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더는 고백을 미루면 안 되겠다 생각한 저는 아내가 라오스로 돌아가기 전날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1시간이나 말을 빙빙 돌린 끝에 겨우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와 아내는 한국과 라오스에서 각각 SNS를 통해 수시로 사랑을 속삭이며 여러 차례 다시 만났습니다. 저는 학교수업이 끝나는 금요일 저녁 라오스로 향했다 일요일 밤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오고는 했습니다. 1년 뒤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지원해 1년간 라오스에서 아내와 만남을 이어갔고, 이어 아내가 2015년 국가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으로 유학 왔습니다.
다시 만난 우리 두 사람은 2019년 초 아내의 대학원 졸업식에 참석하러 가족들이 방한한다는 소식에 상견례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2년 뒤인 지난 2월 초 라오스의 옛 수도 루앙프라방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아내는 라오스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고, 저는 라오스농업대에서 농민들의 협동조합 구성을 돕고 있습니다. “넝다야. 더 나은 남편이되도록 노력할게.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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