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동 LH, 공시가 53% 올라
같은 아파트 라인마다 다르고
같은 단지도 동별로‘천차만별’
원희룡 제주지사와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이 5일 공개한 제주와 서초구의 공시가격 자체 검증결과는 정부의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이 곳곳에 황당한 오류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관장하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공시가격 산정과 관련해 매번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까지 벌어졌다”며 ‘탁상 감정평가’의 폐해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제주도 공시가격 검증센터와 서초구 공시가격 검증단은 올해 현장 곳곳에서 정부 공시가격의 오류를 다수 발견했다. 특히 서초구에서는 서민임대아파트 공시가격이 일반분양아파트보다 더 올라 서민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발생했다. 정부의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이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의 공시가가 역전되는 현상을 초래했다. 준공 연도와 평형이 비슷한 우면동 소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5단지 아파트(임대)와 인근에 위치한 서초힐스아파트(분양)의 경우, 임대아파트 공시가격이 올해 53.9%나 상승해 일반아파트를 앞질렀다. 서초구는 “임대아파트 소유주가 LH공사로 가격 상승에 대한 이의제기가 없을 것이라는 점과 향후 분양 전환 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준공 연도와 평형이 비슷한 동일 지역에 있는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간의 균형 있는 공시가를 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시가격이 거래가보다 더 높은 사례 역시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서초구는 관내 공동주택 12만5294가구 중 지난해 거래가 있었던 4000여 가구 기준으로 검증한 결과, 136가구(3%)가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더 높게 산정됐다고 밝혔다.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이상이 208가구로 약 5%를 차지했다. 이를 12만 가구로 적용해보면 6000가구 이상에서 90% 이상의 현실화율이 이뤄졌다고 추정했다. 85%의 현실화율이 이뤄진 가구는 1만1000가구로 추정했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평균 3배를 넘는 곳도 있었다. 같은 단지 내 아파트에서도 공시가격이 어떤 동은 30% 상승, 어떤 동은 0%인 경우가 나타나 공시가격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심지어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서도 2호 라인은 모든 층의 공시가격이 11.0∼11.5% 내린 반면, 4호 라인은 모든 층에서 6.8∼7.4% 올랐다. 층별 오름폭도 들쑥날쑥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시가격의 불투명성이 국민으로 하여금 정부가 부당하게 과세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전국의 공동주택을 몇백 명 수준의 부동산원 직원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파악한다고 말하는 게 어불성설”이라며 “공신력·객관성이 있는 민간 부동산중개업자들을 선별해 이들을 공시가격 산정에 참여시키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탁상 감정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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